지난 2019년에 개봉해 27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최고 명장면은 단연 한 자리에 모인 어벤져스 멤버들과 타노스 부대가 정면으로 맞붙는 마지막 전투신이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이 대결에서 타노스는 '끝판왕'답게 대부분의 히어로들을 제압하지만 유독 이 히어로에게는 맥을 못 추고 당했다. 바로 분노에 휩싸여 눈동자마저 빨간색으로 변한 완다 막시모프, 히어로명으로는 '스칼렛 위치'였다.
하지만 서로를 상대하는 완다와 타노스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전 편인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에 의해 사랑하는 비전을 잃은 완다는 타노스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이 극에 달해 있었다. 반면에 비전의 이마에서 마인드 스톤을 뜯어냈던 타노스가 아닌 평행세계에서 지구로 넘어온 또 다른 타노스에게 완다는 '초면'이었다. 실제로 자신을 향해 살기를 드러내는 완다를 본 타노스의 첫마디는 "나는 네가 누군지도 모른다"였다.
하지만 실제 완다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과 타노스 역을 맡은 조슈 브롤린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하기 7년 전에 이미 한 영화를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그것도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한국영화의 리메이크작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욱 익숙한 작품이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했고 '타노스' 조슈 브롤린이 한국판의 오대수에 해당하는 인물을 연기했던 할리우드판 <올드보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