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종>의 한 장면.
(주)디스테이션
주지한 영화의 줄거리는 정확히 1/3에 해당한다. 더불어, 이 영화의 구성이 카에데와 테루미와 사토시 세 명의 시선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1/3이라고 해도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 있다. 나머지 2/3을 끝까지, 즉 영화를 끝까지 봐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으면 영화를 아예 안 본 거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예측하기 힘든 반전과 이리저리 튕기는 스토리 라인이 전체 이야기 안에서 완벽하게 얼키고설키기 때문이다.
카에데의 시선, 테루미의 시선, 사토시의 시선 모두 확고하게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래서 그들은 따로 또 같이 그때 그 장소에서 그렇게 조우했구나 하고 퍼즐 맞추듯 희열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초반엔 카에데와 테루미, 중반엔 테루미와 사토시, 그리고 종반엔 카에데와 사토시가 긴밀하게 조우하며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카에데의 성장 이야기로도 읽히는데,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 아빠의 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것도 모자라 갑자기 사라진 아빠의 뒤를 쫓아가선 믿기 힘든 아픈 진실까지 받아들이는 카에데의 모습이 사뭇 어른이 되어 가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알아야 할 걸 알게 되면서 동시에 알지 않았으면 하는 걸 알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
▲영화 <실종>의 한 장면.(주)디스테이션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이 다분히 묻어나는 부분이 있다면, '웃픔'에 가까운 유머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긴장으로 한없이 쪼여지기만 하는 감정이 일순간 풀어진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전혀 잔인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에서 날것의 잔인함이 훅 하고 들어와 헉 하고 숨이 막히기도 한다. 신인 감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을 만큼, 틈 하나 없는 이야기에 완급 조절까지 자유자재로 하니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이 영화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역시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에 기댄 면이 없지 않아 있는 바, 일본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집과 직장 그리고 가족을 떠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자발적 실종자'가 늘어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증발'이라고 하는데, 영화 <실종>의 시작을 알리는 사토시의 증발 또는 실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영화의 원제는 'さがす'로 '찾다'의 의미를 갖는데, 사에데가 혹시나 아빠를 찾았을 때 함께 찾아지는 진실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극중에서 일본의 오래된 사회 문제인 '타인에 의한 자살'과 '간병 살인'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스토리, 반전, 완급 조절을 겸비한 연출력에 자못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가져와 장르적으로 소화해 버리기까지 하니 이 영화 감독 그리고 각본까지 쓴 '가타야마 신조'의 이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자주 보일 이름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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