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지루할 수 있다. 사랑이 변해서가 아니라, 소통이 되지않는 관계는 함께 있더라도 외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겉보기에 마냥 즐겁고 유쾌해보이던 희극인 커플도 서로에게 말못한 고충이 있었다.
 
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개그맨 12호 커플 강재준-이은형이 출연했다. 연애만 10년, 결혼 5년 차를 맞이했다는 부부는 놀랍게도 '부부인데도 스킨십과 부부관계를 하려면 어색하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강재준은 부부간의 관계가 너무 가족처럼 편안해지면서 잠자리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은형은 각자 원하는 타이밍이 맞지 않다 보니 이제는 서로 원하지않는 단계가 됐다며, 자칫 시기를 놓쳐서 아이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데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오은영은 "부부들의 이혼 사유에서 1위가 '성격 차이'라면서 '여기서 성은 성관계, 격이란 격에 맞는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부부 사이에서 성과 돈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재준-이은형은 불규칙한 부부관계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몇 달씩 잠자리를 하지않다가도 술기운을 빌려서 부부관계를 할때도 있고, 며칠씩 계속하다가도 잊혀지면 다시 장기간 안 하게 될 때도 있다고. 부부는 자신들의 스킨십 이야기를 과감하게 소재로 삼아 개그프로그램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은형은 "사람들은 재밌어서 웃음이 터지는데, 나는 진짜니까 속이 터졌다"며 웃지못할 비하인드를 고백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에게 "섹스리스가 맞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부부마다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1년에 10회 이하, 한달에 1회 이하라면 섹스리스로 분류한다. 조사에 의하면 기혼자의 약 36%가까이 섹스리스 부부라고 한다.
 
섹스리스의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우스갯소리처럼, 결혼해도 이성의 관계가 유지되어야 할 부부가 시간이 흐르면서 '성적 텐션의 저하'로 친구같은 사이가 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강재준-이은형 부부도 이에 공감했다.
 
배우자의 위생 문제나, 아이를 낳은 후 육아에 몰두하면서 부모의 역할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섹스리스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은형은 강재준이 집에서는 결혼후 알몸으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연인처럼 사는데 처음엔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또한 생계를 위하여 식당을 열게 되면서 강재준은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고 스트레스로 인하여 공황장애가 오기도 했다고.
 
오은영은 "평소 생활에서 긴장이 많은 사람은 부부관게도 긴장으로 느껴진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부부관계도 긴장감이 이완이 될 때 행복감을 느끼는데, 스트레스가 많거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사람들은 성생활도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부부간의 성관계로 해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부간에도 서로의 이런 성향과 속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정형돈과 이윤지는 기혼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했다. 정형돈은 "쌍둥이가 태어난 후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가족을 먹여살려야겠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이윤지는 첫딸을 출산한 이후 남편으로부터 "'아이 엄마만 있고, 내 색시는 없다"라며 서운한 반응을 들었던 순간을 회상하며 "육아에 몰두하고 지치다보니 남편과의 관계에 응하기가 쉽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부부 관계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자칫 '나를 힘들게 한다'고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기에 평소 부부간의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부간의 '성 소통 테스트'에서 강재준-이은형 부부의 답변은 놀랍게도 100% 불일치를 기록했다. 부부는 서로의 답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못했다. 이은형은 "쑥쓰러워서 스킨십에 대하여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한 것도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강재준은 "더 좋은 이야기도 많은데 굳이 이런 대화를 해야할까"라고 어색함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친구간에도 음식이나 사소한 취향들을 공유하는데 왜 부부간에 성적취향같은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지를 지적했다. 정형돈은 강재준의 입장에 공감하며 "부부간의 성적인 이야기를 나누는게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자연스럽지 못한 문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재준은 "성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은형은 "둘다 개그맨 부부라서인지 항상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고, 개그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라"고 돌아봤다.

오은영은 강-이 부부의 문제점으로 스킨십이 적고, 서로의 기호나 성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며, 성적 불만에 대한 대화가 단절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오은영은 "부부만 나눌수 있는 이야기가 쏙 빠져있다"는 진단을 내리며 "섹스리스 부부의 문제점은 부부간의 친밀감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강재준이 "부부가 이렇게 매일같이 붙어있는데도?"라고 의문을 제기하자 오은영은 "정서적 친밀감과 육체적인 친밀감은 다르다. 섹스리스라면 내 안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편안하게 하지 못한다는 데서 부부 사이의 깊은 정서적인 친밀감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진행한 결혼 만족도 검사에서 이은형은 성적 불만 척도의 점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은형이 먼저 시그널을 보내도 피곤했던 강재준으로부터 반복해서 거절당하며 점점 대화조차 기피하게 됐다고. 오은영은 "상대의 시그널에 당장 응해줄 수 없다고 해도, '그럼 언제할까?'라는 식으로 가야한다"는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부부가 서로의 욕구를 존중하고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은영은 "성적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부간의 친밀감이 높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며 "섹스리스는 부부간의 문제에서 빙산의 일각일 뿐 그 밑에는 더 많은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두 사람의 평소 대화 방식을 관찰했다. 이은형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강재준에게 서운함을 드러냈고, 반대로 성격이 급한 강재준은 반응이 느린 이은형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함께 장사를 할때나 횡단보도를 건널때도 부부는 극과 극의 성향 차이를 드러냈다.
 
경청하던 오은영은 "부부가 같은 목적이도 표현방식이 너무 다르다"고 분석했다. 오은영은 강재준에 대하여 "넘치는 에너지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오지랖이 넓다. 하기 싫은 건 안 하는 호불호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은형에 대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스타일이지만 도달만 하면 잘해내는 타입"이라고 진단하며 "감정을 억제하여 숨기고 수줍음이 많은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오은영이 재연해낸 부부의 높은 싱크로율에 강재준과 이은형은 모두 물개박수까지 치며 격하게 공감했다.
 
갈등 해결방식도 두 사람은 180도 달랐다. 빨리 사과하고 갈등을 풀고 싶은 강재준에 비하여 이은형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하기를 바라는 스타일이었다. 강재준은 "어차피 사과해봤자 안 풀려"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이은형은 그런 강재준의 방식이 "화해를 공격적으로 강요하는 듯이 느껴졌다"는 동상이몽을 털어놨다.
 
이은형은 강재준과 다툰 이후 장문의 편지를 작성하여 잘보이는 곳에 놔뒀으나 정작 강재준은 편지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이은형은 당시 부끄러움에 편지를 찢어버렸고 "별 내용이 아니었다"라고 둘러댔다. 강재준은 지금도 그 편지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말보다 글이 편한 이은형과 글보다 말이 편한 강재준은 서로의 너무도 다른 소통방식을 실감했다.
 
오은영은 "그 편지는 별것 아닌게 아니라 이은형의 마음속 깊은 진심을 담은 것이다. 나중에 화해를 했더라도 당시의 마음이 이랬다는 걸 상대에게 보여줬어야 한다. 그러지못하면 입을 꾹 닫고 아무말도 안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이해하지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대화가 단절되면 화해를 하더라도 '진짜 문제'는 건드리지 못하고 갈등은 쌓인다.
 
오은영은 이은형에게 "뼛골때리는 조언을 해야겠다"고 선언하며 "배려가 많고 이타적인 사람지만, 아내로서 남편에게 정당하게 해야할 요구를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은형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름 배려한다고 했는데, 저 자신에게는 배려를 못한 것 같다"며 수긍했다.
 
이은형은 처음엔 남편의 밝고 활달한 모습을 좋아했지만 결혼후에는 가끔 그 모습이 꼴도 보기 싫어질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외향적인 강재준은 운동-친목 모임만 여러 개를 동시에 병행하고 있었다. 이은형은 그런 강재준을 보면서 "나는 그냥 동료중의 한 명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서운함을 털어놨다. 자신의 말에 집중해주지못하고 번번이 "어? 뭐라고?"하고 성의없이 되물을때는 정말 화가 났다고 밝혔다.
 
또한 강재준이 바깥활동이 커지는데 비례하여 이은형은 점점 집순이가 되어갔다고. 강재준은 이은형이 괜찮다고 허락해서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서 오은영은 강재준이 "충동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생각한 것이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반응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 오은영은 "충동성이 높은 사람들은 '조절'이라는 기둥을 항상 굳게 잡고 있어야한다"고 당부했다. 강재준은 공감하며 항상 가만히 있는 걸 못참고, 취미에 빠져도 금방 질리는 성격이라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충동성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우선순서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여러 선택지중 더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사람의 시간은 제한적인데 바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면 부부만의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은영은 강재준에게 "혼자만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는 뼛골 조언을 남겼다.
 
오은영은 "부부가 함께보내는 시간이 일할 때 말고는 없다. 그건 동료다"라고 지적했다.항상 붙어있다보니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만 여겼던 부부는 당황하며 생각에 잠겼다.
 
또한 오은영은 충동성이 섹스리스에서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며 "배우자를 사랑하지만 '지루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부들이 많다. 그럴수록 밖에서 새롭고 다양한 자극을 찾게되고 배우자와 함께하는 에너지와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배우자를 사랑해도 관계는 지루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재준은 이은형에 대한 진심을 털어놨다. 과거에 대인관계를 많이 의식했다는 강재준은 "이은형과 결혼하고 '내 편'이 생기면서 모든 사람이 나를 등진다고 해도 하나도 두렵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너무 든든하다. 내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라고 고백했다.
 
이어 강재준은 아내에게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그만큼 좋아하고 사랑한다. 너를 이해하기보다는 너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네가 좋아하는걸 같이 하려고 노력하겠다"며 깊은 속마음을 진솔하게 전했다. 예상치 못한 남편의 고백에 이은형은 눈시울을 글썽였다. 감동한 이은형은 "이렇게 나와 말이 잘 통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단정지었나보다"라고 반성했다.
 
오은영은 두 부부를 위한 은영매직으로 "퉁 치지 말고 통하라"는 솔루션을 전했다. 오은영은 둘만의 신호를 뜻하는 '러브캘린더'를 선물하며 육체적 소통과 정서적 소통을 하는 날들을 나눠서 실천해보라고 조언했다. 강재준은 "오늘의 상담이 앞으로의 부부생활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흥분과 충동이 든다"고 농반진반으로 만족감을 표시하며 상담은 유쾌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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