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2.7.8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2.7.8 ⓒ 연합뉴스

 
KIA가 최하위 한화를 제물로 길고도 지루했던 8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승리했다. 지난 6월 26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시작됐던 길었던 8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KIA는 이날 LG트윈스와 kt 위즈에게 나란히 패한 공동 6위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39승 1무 39패).

KIA는 7회 무사만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때린 황대인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테이블 세터로 출전한 박찬호와 이창진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KIA는 이날 3명의 투수만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이어 던지기를 통해 승리를 챙겼는데 특히 7이닝을 책임진 선발투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작년에 던진 이닝을 모두 채운 작년 시즌 신인왕 이의리가 그 주인공이다.

2년 차 시즌에 고전했던 역대 신인왕 투수들

당해 년도 신인왕에 선정된 선수들은 2년 차 시즌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2년 차 시즌에 부상에 시달리거나 슬럼프에 빠질 경우 루키 시즌의 활약이 우연이었다고 의심하는 시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신인왕 출신들은 '2년 차 징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 년 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더욱 신경 써서 시즌을 준비하지만 2년 차 시즌의 부진을 피해가지 못한 선수는 꾸준히 등장했다. 

2004년 오재영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해 작년 오주원이라는 이름으로 은퇴한 좌완투수 오주원(고양 히어로즈 전력분석원)은 루키 시즌 10승 9패 평균자책점 3.99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2005년 스프링캠프에서 허리통증을 느끼며 투구균형이 무너진 오주원은 2년 차 시즌이었던 2005년 22경기에서 1승 11패 ERA 6.01로 무너졌고 2010년 불펜투수로 부활할 때까지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2년 NC다이노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가 2013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신재영(SSG랜더스)은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뒤늦게 잠재력이 폭발했다.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한현희 대신 2016 시즌 히어로즈의 5선발로 낙점된 신재영은 30경기에서 168.2이닝을 던져 15승 7패3.90으로 다승 공동 3위에 오르며 2016 시즌 신인왕에 선정됐다.

하지만 신재영은 이후 두 번 다시 루키 시즌의 구위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7년 6승 7패 ERA 4.54, 2018년 8승 9패 ERA 6.75로 성적이 점점 떨어진 신재영은 2019년부터 최원태와 이승호,안우진 등 젊은 투수들에게 밀려 1군에서 점점 보기 힘든 투수가 됐다. 결국 2020 시즌이 끝나고 키움에서 방출된 신재영은 작년 6월 잠수함 투수가 부족했던 SSG와 계약하며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루키 시즌 13승을 기록하며 차세대 국가대표 우완에이스로 주목 받았던 소형준(kt) 역시 작게나마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소형준은 2년 차 시즌 더 좋은 활약으로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작년 7승 7패 ERA 4.1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년 차 시즌을 보냈다. 물론 소형준이 작년에 했던 값진 경험은 올 시즌 9승2패2.61의 성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kt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원동력이 됐다.

전반기 끝나기 전에 100이닝 돌파도 가능

광주일고 시절부터 김진욱(롯데)과 함께 고교 최고의 좌완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이의리는 작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 구단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마침 작년 시즌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토종 좌완 선발투수가 부족했고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큰 기대를 받던 이의리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KIA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의리는 작년 19경기에 등판해 94.2이닝을 소화하며 4승 5패 ERA 3.61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는 대표팀에 선발돼 10이닝 동안 1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일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와 함께 올림픽 탈삼진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선발투수로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음에도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연봉이 3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크게 인상된 이의리의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 4월 6일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의리는 올 시즌 한 번도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17번의 선발등판을 소화했다. 이의리는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작년과 같은 94.2이닝을 던지면서 '풀타임 소화'라는 목표를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8일 한화전은 선발투수 이의리의 책임감이 돋보인 경기였다. 8연패 과정에서 2경기에 등판해 11.2이닝 8실점으로 2패를 당했던 이의리는 한화전에서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2볼넷으로 한화 타선을 3실점으로 묶었다. 비록 4회 한화의 4번타자 긴인환에게 뼈 아픈 3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의리는 이후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이의리는 올 시즌 4.18의 평균자책점으로 작년의 3.61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시즌 8번의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작년(4회)보다 2배나 많아지면서 선발투수로서 더욱 믿음직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 데뷔 첫 100이닝 투구까지 5.1이닝을 남겨둔 이의리는 빠르면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100이닝을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차세대 에이스 이의리가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해 준다면 KIA의 시즌 성적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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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이의리 신인왕 2년 차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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