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5연승을 질주했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간판타자 김현수의 홈런포와 선발투수 애덤 플럿코의 역투를 앞세워 11-4로 대승을 거뒀다. 

김현수는 3점 홈런을 두 방이나 터뜨리며 6타점을 쓸어 담았고, 채은성도 솔로 홈런을 보탰다. 여기에 플럿코가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두산 타선을 6.1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반면에 두산은 선발투수 최원준이 5실점을 하며 고전한 데다가 이현승, 김명신, 임창민 등 불펜진도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모두 실점하는 등 LG의 물오른 타격을 버텨내지 못했다.

LG, 지긋지긋했던 '곰 공포증'... 라이벌 맞아?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LG-두산의 '잠실 라이벌' 대결은 언제나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며 숱한 명승부를 만들어낸 KBO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두 팀의 상대 전적을 보면 라이벌이라 하기 민망할 정도였다.

2014년 LG가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8승 1무 7패로 겨우 앞섰고, 2015년에는 두 팀이 8승 8패로 팽팽히 맞섰다. 이후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LG는 두산에 2016년 7승 9패, 2017년 6승 1무 9패로 밀리더니 2018년에는 1승 15패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에도 6승 10패, 2020년 6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라이벌이 아닌 '천적 관계'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작년에 6승 3무 7패로 라이벌 관계를 회복했다. 
 
 LG 트윈스 선수들이 두산 베어스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

LG 트윈스 선수들이 두산 베어스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가을야구에서도 두산이 더 많이 웃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우승도 3차례나 휩쓸며 황금기를 누렸다. 

반면에 LG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가을야구에 올라도 두산을 만나면 작아졌다. 최근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맞붙었으나 모두 패했다. LG도 못한 것이 아니었지만, 두산이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이날 승리를 포함해 LG가 6승 4패로 앞서나가고 있다. 더구나 이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두산이 압도했던 라이벌전... 7년 만에 바뀌나 

LG는 착실히 전력을 보강했다. 거액을 들여 김현수, 박해민을 영입해 약점을 보완했다. 또한 2군에서 오랫동안 공들여서 키운 신인 선수들이 하나둘씩 꽃을 피우면서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진한 외국인 타자를 방출하고, 최고의 톱타자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LG가 팀 타율 1위(0.270)를 질주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반면에 두산은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박건우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또한 올해는 눈에 띄는 새 얼굴도 보이지 않아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가 한계에 달했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간판타자 김현수

프로야구 LG 트윈스 간판타자 김현수 ⓒ LG 트윈스

 
특히 이날 김현수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두산을 무너뜨린 것은 달라진 라이벌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산의 간판타자로 활약하던 김현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고 2018년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두산이 아닌 LG를 선택했다. 

당시 LG는 김현수에게 4년 115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준 데 이어 올해도 4+2년 최대 115억 원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으로서는 김현수에게 맞은 홈런이 더 뼈아픈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두산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던 라이벌 관계를 LG가 7년 만에 뒤집을지, 아니면 두산이 대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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