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달랐다. 숱한 위기에도 김광현(SSG 랜더스)은 꿋꿋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SSG는 8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7차전서 9-8로 1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한때 5점 차로 앞서나가다가 경기 후반 구원 투수들의 부진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던 것은 숙제로 남았다.

경기를 앞두고 내린 강한 폭우에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 되면서 예정보다 49분 늦어진 오후 7시 19분에 경기가 개시됐다. 시간에 맞춰 몸을 풀던 양 팀 선발투수 입장에서는 큰 변수가 생긴 셈인데, 김광현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피안타만 무려 14개였는데... 7이닝 소화한 에이스
 
 SSG랜더스 김광현

SSG랜더스 김광현 ⓒ SSG랜더스

 
시작은 썩 좋지 못했다. 1회말 2사 이후 호세 피렐라, 오재일, 이원석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하면서 쉽게 한 점을 내줬다. 이에 앞서 오선진의 병살타 때 아웃된 1루주자 김현준이 안타로 나갔던 것까지 포함하면 한 이닝에 무려 4개의 안타를 맞았다. 결코 흔한 모습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추가 실점을 기록하진 않았으나 2회말과 3회말에도 잦은 안타 허용으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그나마 2회말 7구, 3회말 13구로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가져간 덕분에 큰 내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타자들이 6회초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면서 두 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매 이닝이 김광현에게는 고비의 순간이었다. 4회말에는 무사 1루서 이재현을 병살타로 잘 잡고도 김헌곤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또한 7회말 피렐라에게 투런포를 헌납하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올 시즌 피홈런을 단 두 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김광현이기에 예상치 못했던 홈런 두 방이 다소 아쉬울 법도 했다.

그러나 7회말 마지막 타자 이원석을 돌려세우면서 본인의 손으로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7이닝 동안 100구를 던진 김광현의 최종 성적은 14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 프로 통산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2011년 6월 23일 KIA 타이거즈전 8이닝 14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8실점)와 타이를 이뤘음에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팀이 위기이기에 더 빛나는 김광현의 가치

이날 승리로 시즌 9승째를 올린 김광현은 9일 현재 15경기 92⅔이닝 9승 1패 평균자책점(ERA) 1.65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5를 기록, 평균자책점 부문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2~14일 키움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서 한 차례 선발 등판할 것이 유력한데, 만약 키움을 상대로도 승리투수가 될 경우 개인 통산 10번째(2008~2010년, 2013~2016년, 2018년~올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게 된다.

특히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가 이탈하는가 하면, 실전 모드에 돌입했던 문승원과 박종훈의 복귀도 더뎌져 선발진의 무게감은 여전히 100%가 아니다. 8일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처럼 과부하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는 불펜은 SSG의 선두 수성에 있어서 가장 큰 고먼거리다.

그런 가운데서도 김광현은 등판할 때마다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팀에게 승리를 안기고 있다. 올 시즌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서 SSG는 13승 1무 1패를 기록, 승률이 무려 0.929에 달하는 것만 봐도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또 한 가지, 홈 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필드만 가 봐도 그의 이름과 등번호 '29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적극적인 팬서비스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에이스의 책임감에 팬들도 열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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