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 만들어진 돔형 명상실. 84개 가운데 9번째 돔이다. 2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명상실 내부뿐 아니라 2층 밖에 나와서도 명상할 수 있다.
고영탁
비틀스 멤버들은 자유시간에는 자기들끼리, 혹은 단독으로 시간을 보냈지만, 강연이나 야외 프로그램에는 대체로 다른 참가자와 시간을 함께했다. 종종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에게 그의 숙소 옥상이나 강의실에서 개인 교습을 받는 것 외에는, 이들은 공동체처럼 일반 참가자들과 몰려다녔고 행사를 공유했다.
마하리시와 참가자들은 가끔 갠지스강으로 나가서 보트를 타거나 강변에 앉아 야유회를 즐겼다. 한 번은 야유회에서 조지 해리슨이 코드와 노랫말을 종이에 적어주면서 크리슈나 신을 찬양하는 '마하 만트라'를 동료가수 도노반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도노반은 즉석에서 기타를 치며 하레 크리슈나 만트라를 불러 강변에 나온 명상가들 모두가 따라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조지 해리슨의 생일 파티
또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는 참가자들의 생일 때마다 삿상홀에서 성대한 파티를 개최했으며, 2월 25일에는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한 조지 해리슨의 생일 파티를 열기도 했다. 비틀스 멤버들은 마하리시의 설교단 한쪽 쿠션 위에 앉았고, 이어 리시케시에서 온 힌두교 사제가 산스크리트어 찬가를 구송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영적 스승은 생일을 맞은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축복을 해줬다. 다른 멤버들과 아내들은 이마에 '틸라카'라는 노란색 종교적 표식을 찍었다.
이어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는 설교를 통해 다시 한번 조지 해리슨의 생일을 축복했다.
"조지 해리슨과 축복받은 그의 친구들을 본 이후로 세상에 위대한 새 희망이 있으며, 우리 명상 운동이 성공해서 사람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사들이 이 기쁜 소식에 진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땅과 다른 반구에 있는 위대한 예언자들은 조지 해리슨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날, 영원한 행복이라는 확실한 약속에 모든 창조물이 깨어났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축복의 설교가 끝난 뒤 조지 해리슨은 얼굴이 파묻힐 정도로 많은 금잔화 화환을 목에 걸었다. 그는 자신이 받은 화환 하나를 스승 마하리시에게 공물로 올린 다음, 앉은 순서대로 링고 스타와 모린, 신시아 레논과 존 레논, 폴 매카트니와 제인 애셔, 말 에반스에게 화환을 걸어주었다. 이어 조지 해리슨이 직접 생일 케이크를 잘라 동료들에게 나눠주었고, 마하리시는 조지 해리슨에게 거꾸로 된 지구본을 생일선물로 줬다. 멀쩡한 지구본이 아닌 거꾸로 된 지구본을 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지, 당신에게 주는 이 지구본은 오늘날의 세상을 상징합니다. 나는 당신이 이 세상을 바로 잡는 일에 우리 모두를 도와주길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조지 해리슨은 곧바로 지구본을 반대로 뒤집으며 "이게 세상입니다. 시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잠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온 뒤, 모두가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렀으며, 얼마 후에는 삿상홀 입구에서 불꽃놀이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아슈람 내 공동숙소 건물. 잡초가 무성한 버려진 땅이라 소가 풀을 뜯고 있다.고영탁
그 밖에도 비틀스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는 전통 힌두교 축젯날이 되면 그 축제를 기리고 참여했다. 조지 해리슨의 생일 다음 날이었던 2월 26일 아슈람에서는 시바 신과 그의 아내 파르바티 여신의 결혼식을 기념하는 시바라뜨리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또 3월 15일에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됐음을 축하하는 힌두교의 봄맞이 축제인 홀리가 있었다. 이 화려한 색채의 축제일에 폴 매카트니와 제인 애셔, 도노반, 마이크 러브 등은 서로의 얼굴에 붉은색 염료를 발라주고 옷에도 염료를 묻히며 즐겼다. 이렇게 비틀스 일행은 리시케시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적어도 링고 스타와 그의 아내 모린 스타키, 그리고 존 레논을 제외하곤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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