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는 JTBC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2>)의 1라운드가 지난 6일부터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진출한 총 73팀은 6개의 조로 나뉘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 미리 이름이 지어진 조를 선택할 수 있었다. '슈가맨·오디션 최강자·재야의 고수·찐무명·홀로서기·OST'로 붙은 조 이름은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참가자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짐작하게 한다.

<싱어게인2>은 싱글 포함 앨범을 낸, 자신의 노래가 있는 가수라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때문에 각 조의 이름이 나타내듯 무명가수,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잊혀진 가수, 노래는 유명하지만 얼굴과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 이제 막 시작한 신인 가수 등이 재조명되거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때문에 <싱어게인2>의 재미와 감동은 새로움과 익숙함이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통합되는 것에서 찾아진다. 20일 방송된 3회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긴 재야의 고수조 39호 가수는 인터뷰에서 출연을 민망해 하는 심정을 자꾸만 내비친다. 39호 가수는 데뷔 40년 차의 배따라기 보컬 양현경이었다. 자신의 노래 "아빠와 크레파스"를 살짝 선보인 그녀는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를 여전히 맑은 음성으로 부르며 감동을 주었다.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 JTBC

 
39호 가수는 도전과 열정에 나이나 조건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싱어게인2>의 지향점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노래는 유행 따라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 다시 부를 수 있지만, 들려주는 기쁨을 언제든 누릴 수 없다. 가수에게 최고의 기쁨은 자신의 노래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이지 않을까.

그 기쁨을 위해 나선 양현경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최고령 출연자로서 "제 생이 허락하는 날까지 노래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큰 울림을 준 그녀는 All 어게인을 받았다. 

재야의 고수 조 두번째 주자로 등장한 53호 가수는 독특했다. 자신을 '말하는' 가수라고 소개하면서 말하듯 노래한다고 말했다. 말하는 가수답지 않게 어눌한 말투로 소개를 이어가던 53호 가수는 마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불렀다.

다수의 리메이크 곡들이 담담하게 무심한 듯 부르는 원곡의 기조를 유지하던 것과 달리 53호의 "언젠가는"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아무런 제스츄어 없이 가만히 서서 독백하듯 노래하는 모습은 오로지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중간중간 한두번 짓는 짧은 미소는 마음 한편에 늘 자리를 잡고 있는 모두의 슬픈 감정을 위로하는 듯했다.

53호 가수가 노래하는 모습은 방송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노래를 저런 식으로 부른다면 이 새로움은 식상함을 변하기 마련이다. 오묘한 여운을 남긴 53호 가수는 다음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며 6어게인을 받으며 합격했다.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 JTBC

 
마침내, <싱어게인2> 3회에 2012년에 시작해 이듬해 끝난 MBC <위대한 탄생 3>의 우승자 한동근이 등장했다. 한동근은 2014년에 발표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2016년 역주행하며 각종 차트 상위를 점령하며 인기를 끌다가 2018년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잠시 접었다. 이후 계속 노래를 발표했지만, 대중의 주목을 끌진 못했다. 

신성우의 "서시"를 특유의 중저음으로 무리없이 소화해낸 30호 가수 한동근은 7어게인을 받아 합격했다. 심사위원 유희열은 자신들은 노래를 심사할 뿐 외부의 평가는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엄중하게 말했다.

가수는 노래로 말한다지만, 대중들이 한동근의 출연을 다른 참가자들처럼 선뜻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한동근의 참가 자격에는 문제가 없지만, <싱어게인2>의 참가 조건이 그가 일으킨 문제를 덮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한동근의 출연에 대한 반감은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일부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

<싱어게인2>가 노래 경연 프로그래인 만큼 한동근은 노래로 대중들의 마음을 다시 찾기 위해 참가했을 것이다. 한동근이 다시 부르는 노래가 얼마만큼 대중의 공감을 사고 호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JTBC <싱어게인2> 한 장면 ⓒ JTBC

 
57호 가수는 레인보우의 조현영이었다.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어서 출연했다는 그녀는 7명 멤버 전부가 불렀던 "A"를 혼자 소화해냈지만 3어게인으로 탈락했다. 57호 가수의 홀로서기와 도전에 감동했던 심사위원 선미는 '슈퍼 어게인(탈락자를 합격시킬 수 있는 심사위원 권한, 심사위원 당 1회 사용 가능하나 Top 10에서는 사용할 수 없음)'을 사용해 본선에 합류시켰다. 57호 가수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미의 마음으로 57호 가수는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되었다. 

노래를 향한 열정이 가득한 다양한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해준다. 3회의 참가자들은 <싱어게인2>의 취지를 잘 살리며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개성 강한 목소리들로 시청자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다음주 방영될 4회는 2라운드 팀 대항전으로 예고되었다. 실력과 매력을 두루 갖춘 1라운드 합격자들의 멋진 무대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선영 시민기자의 개인 포스트 '평범한 그녀'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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