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위즈는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터트리며 4-2로 승리했다. 역대 38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28회. 확률로 따지면 무려 73.7%에 달한다. 물론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KT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KT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7피안타1사사구8탈삼진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 막았고 조현우와 김재윤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결승홈런을 포함해 2안타1타점1득점, 강백호가 3안타1타점1득점1볼넷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견인했다. 양 팀의 2차전 경기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반에 열릴 예정이다.

양 팀 선발 투수 호투 속 KT 4회 선취점

KT는 지난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리그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타이브레이크 경기(1-0 승)를 치르고 13일의 휴식일을 가졌다. 정규리그 144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느라 지쳐 있던 투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고 야수들도 잔부상을 치료하면서 체력을 회복했다. 이강철 감독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1차전 선발투수로 10월 28일 7이닝2실점 후 31일 또 다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던 쿠에바스를 내세웠다.

정규리그 성적과 체력에서 KT가 크게 앞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팀 분위기에 있어서 만큼은 포스트시즌의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기세도 대단하다. 두산은 풍부한 가을 경험을 앞세워 역대 최초의 정규리그 4위 구단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정규리그 막판부터 다소 무리하게 등판했던 토종 에이스 최원준 대신 우완 영건 곽빈을 선택했다.

팀 내 최다승(13승)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토종 에이스 고영표, 두산에게 강했던 소형준 등을 제치고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쿠에바스는 경기 초반 '빅게임 피처'답게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1회를 공 8개로 가볍게 끝낸 쿠에바스는 2회와 3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하나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13일 휴식의 효과를 증명했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45(14.2이닝4실점)를 기록했던 곽빈의 투구 역시 쿠에바스 못지 않았다. 곽빈은 1회 2사 후 강백호에게 볼넷, 2회 2사 후 배정대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을 뿐 3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으로 KT타선을 잘 막아냈다. 다만 3회 2사 후 황재균의 강습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타구에 맞고 주저 앉으면서 김태형 감독과 두산팬들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두산과 KT는 4회 공격에서 나란히 1사 2,3루라는 절호의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두산은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와 김재환의 2루타로 만든 1사2,3루에서 양석환과 박세혁의 연속삼진으로 허무하게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KT는 강백호의 안타와 허경민의 실책, 제라드 호잉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2,3루 기회에서 장성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선취점을 뽑으며 한 점을 도망갔다.

대체불가 중견수 배정대의 천금 같은 결승홈런

선취점을 올린 팀은 KT였지만 두산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 1사 후 강승호의 3루타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가볍게 1-1 동점을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에게 보내기 번트까지 시켜가며 힘들게 선취점을 올린 KT로서는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동점허용이었다. KT도 5회말 1사 후 심우준이 2루타로 출루했지만 조용호의 잘 맞은 타구가 정수빈의 호수비에 잡히면서 아쉽게 기회가 무산됐다.

두산선발 곽빈이 5이닝을 비자책 1실점으로 잘 막아낸 가운데 두산은 6회부터 필승카드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KT는 6회말 선두타자 강백호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4번타자 유한준이 병살로 물러나며 순식간에 루상에 주자가 사라졌다. 하지만 KT의 선발 쿠에바스는 빈약한 득점지원 속에도 7회까지 1실점으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타자들은 7회말 공격에서 드디어 응답을 했다. 

KT는 2회 첫 타석에서 곽빈을 상대로 kt의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때렸던 배정대가 7회 3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이영하의 2구째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KT는 이어진 1사1,3루 기회에서 황재균의 땅볼과 강백호의 적시타를 묶어 스코어를 4-1로 벌렸다. KT는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2사 후 강승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지만 대타 김인태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2014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가 루키 시즌이 끝나고 '신생구단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KT로 이적한 배정대는 KT 유니폼을 입은 네 시즌 동안 고작 35안타1홈런1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작년 시즌 이강철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KT의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배정대는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89 13홈런65타점 88득점22도루를 기록하며 프로 입단 7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배정대는 올 시즌 타율이 .259로 떨어졌지만 2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하며 12홈런68타점85득점19도루로 KT의 '대체불가 중견수'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자신의 가을야구 첫 홈런을 터트리며 1차전의 영웅이 됐다.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배정대가 1차전에서 결승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는 것은 kt에게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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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한국시리즈 KT 위즈 배정대 윌리엄 쿠에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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