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의 한 장면
오드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는 레오스 카락스 영화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위한 첫 단계로 '배우'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여배우를 결정할 때 "여자로서 끌리는지 보면서 가장 매혹적인 사람을 고른다"고 밝힌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에서 소녀 '미레이유' 역으로 분한 미레일 페리어는 "시대를 초월하는 느낌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았다. 미레일 페리어의 개성을 간파한 레오스 카락스가 연출을 통해 배우의 매력으로 완성을 시킨 것이다.
소년 '알렉스' 역을 맡은 드니 라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니 라방은 마치 카메라나 조명처럼 몸의 움직임을 사용해 레오스 카락스가 생각한 스토리를 이미지화시킨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의 촬영에 대해 드니 라방은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첫 영화를 하면서 레오스 카락스는 내 몸이 유연한 걸 봤고 그런 연기를 계속 시켰어요. 나중엔 익살을 떨고 곡예까지 하라더군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처럼. 무성 코미디의 예술적인 느낌을 지금 보여주란 겁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모두 '알렉스'다. 알렉스는 레오스 카락스의 본명 '알렉스 크리스토페 뒤퐁'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다. 드니 라방은 "그게 감독 본명인 만큼 자신을 투영시키는 것 같다"며 "레오스 카락스와 내 자아를 분열시키기도 하고 삐딱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캐릭터엔 둘이 섞여서 나온다"고 말한다. <홀리 모터스>에선 자신 안에 감춰진 위선을 10명의 인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은 '사랑 3부작'으로 불린다. 남자가 여자의 사랑을 얻고자 모든 걸 하는 러브 스토리에 무성 영화 형식, 갱스터 장르, 공간 등을 덧붙였다. 그런데 레오스 카락스가 그리는 사랑은 일반적이지 않다. 레오스 카락스와 <미스터 론리>(2007)를 함께 작업한 하모니 코린 감독은 "독특한 로맨스"라고 정의한다.
"치명적이고 어둡고 고통스러운 감정이죠. 레오스 카락스는 기괴함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이란 게 그에겐 추하게 보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