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비바리영화제에 참석한 페트라 프로하즈코바 작가와 가족이 영화의 원작 소설 <프리슈타>를 쓴 체코의 유명한 종군기자이자 인도주의지원 활동가 페트라 프로하즈코바씨도 이 영화의 칼로비바리영화제 상영회에 참석했다. 그는 현재 아프간 사진작가 자파르 파이카르와 결혼해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체코에서 거주하고 있다.
Kviff
이 영화는 체코의 유명한 종군기자이자 인도주의지원 활동가인 페트라 프로하즈코바 (57세)가 쓴 소설, <프리슈타(Frišta)>(2004년)를 기반하고 있다. 페트라 프로하즈코바 기자는 체첸, 조지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등 분쟁지역의 소식을 전하며 다수의 저널리스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3년에는 체첸전쟁중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한 저서, <알루미늄 여왕: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러시아-체첸전쟁 (The aluminum queen :the Russian-Chechen war through the eyes of women)>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체첸및 아프간에서 보육원을 열기도 하고, 다년간의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시민상(Hanno R. Ellenbogen Citizenship Award)을 받기도 했다.
칼로비바리영화제 마지막날인 지난 달 28일, 파블라토바 감독과 신작에 대해 인터뷰했다. 아래는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신작 < My Sunny Maad >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나.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흥미로운 중년 여성을 소재로 한 책과 시나리오를 찾고 있던 중 책 <프리슈타>를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자마자 주인공 헤라를 비롯해 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프리슈타>는 체코의 언론인 페트라 프로하즈코바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실화와 아울러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아 소설로 엮어낸 것이다. 프로하즈코바는 자신처럼 아프간 남성과 결혼해 사는 여주인공의 삶을 탁월한 유머로 재치있게 풀어낸다.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낯선 곳에서의 삶은 어떻게 다른지, 또한 동시에 얼마나 많은 점들이 비슷한지를 보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어느 순간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가족간의 친밀감'을 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딱히 아프간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없었다. 남들처럼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듣긴 했지만 특별 관심사는 아니었다. 내가 아프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아프간이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 아니라, 이 이야기가 지닌 인관관계의 친밀성 때문이었다.
영화의 주인공 헤라 (Herra)는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아프간의 수도 카불로 이주한다. 하지만 남편은 프라하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헤라는 그런 남편의 변화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그녀의 열린 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삶은 너무나 어렵다. 특히 헤라가 좋은 직장을 구한 후, 그녀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느낀 남편은 그녀를 질투하기에 이른다.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로를 밀쳐내게 된다. 나도 예전에 사랑하는 미국 애인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한 적이 있는데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화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남녀의 관계를 그리는 데 관심이 많은데 이 소설이 그려낸 관계에 흥미를 느꼈다. 물론 아프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영화를 만들면 항상 정치색을 띠게 마련이다."
- 최근 아프간에서 벌어진 상황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우린 지난 6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를 했고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또한 칼로비바리영화제에서 체코 내 가장 큰 영화관인 테르말극장 (thermal theatre)에서 특별 상영회를 가졌다. 이 극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모든 체코 영화인들의 꿈일 정도로 주요한 행사였기에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최근 아프간의 상황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았는데 (불과) 3주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장악하고 국민들이 나라를 등져야 하는 상황이 비참하다.
개인적으로 아프간에 관한 영화를 5년 동안 만들면서 이 나라가 친근해졌다. 사실 처음에는 우리 영화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들까봐 다소 염려가 되기도 했다. 페트라 작가가 소설을 쓴 것은 2004년으로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기였다. 우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2011년으로 시간적 배경을 좀 더 늦췄는데 일부 인도주의지원 비영리단체들은 이제 상황이 안정되어 유럽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판단한 시기였다. 우리 영화의 주인공은 아프간에 남겠다고 결심하지 않나. 현재의 현실과는 큰 거리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