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동근은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 <명성황후>에서 흥선대원군, <정도전>에서 태조 이성계를 연기하며 1997년과 2002년 그리고 2014년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물론 유동근은 <애인>이나 <에덴의 동쪽> <같이 살래요> 같은 현대극에서도 탁월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지만 대중들은 현대물보다는 사극에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유동근에 더욱 익숙하다.
최근 <타짜>의 곽철용이 재조명되면서 현대극에 출연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배우 김응수 역시 한때 '어둠의 최수종'이라 불렸을 정도로 각종 사극에서 악역을 도맡아 연기했다. <추노>의 이경식을 비롯해 <해를 품은 달>의 윤대형, <닥터진>의 김병희, <바람의 화원>의 장병수 등 여러 사극에서 악역을 연기한 김응수는 2016년 <임진왜란 1592>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을 맡기도 했다.
국내에서 유동근이나 최수종, 김응수 등이 사극으로 유명한 배우라면 홍콩에서는 <황비홍>의 이연걸이 시대극에 특화된 배우로 꼽힌다. 하지만 변발이 아니면 어색해 보이던 이연걸도 단정한 머리 스타일로 현대극에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일 때가 있었다. 이연걸이 전직 중국 공안부의 일급 보안요원을 연기하며 대형테러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영화 <이연걸의 탈출>(아래 <탈출>)은 1990년대 중반 이연걸의 대표적인 현대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