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 극장가에서는 <극한직업>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2>, <알라딘>,<기생충>까지 5편의 천만영화가 탄생했다(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특히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무려 49편에 달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호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극장가는 연일 관객들로 차고 넘쳤다. 실제로 2019년엔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1년 내내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하지만 작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영원히 뜨겁게 타오를 거 같았던 국내 극장가는 단숨에 얼어 붙었다. 실제로 작년 극장가에서는 천만영화는커녕 100만 관객 이상이 들어온 영화가 17편에 불과했을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 특히 100만 관객이 넘은 17편의 영화 중에서 코미디 장르의 한국영화는 <히트맨>과 <정직한 후보>, <해치지 않아> 등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요즘처럼 시국이 뒤숭숭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그리워지곤 한다. 지난 1999년, 새천년을 불과 석 달 앞두고 4명의 젊은이가 이유 없이 주유소를 터는 황당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전달했던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같은 코미디 영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