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빅픽처스
한편 출산 이후 2년여간 휴식기를 보냈던 박하선은 지난해 카카오TV 웹 드라마 <며느라기>와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통해 활동을 재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첫 복귀작은 <고백>이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8월부터 영화를 먼저 촬영했지만 그 사이 드라마가 빠른 시기에 방영됐다고. 오랜만의 촬영 현장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던 그는 "출산 후엔 건망증이 심해지기도 하니까, 촬영 전에는 대본을 외울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하선은 복귀 전 두려움을 극복한 방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전에도 (대본을) 열심히 외웠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뭔가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다. 강박증처럼 한달 동안 매일 대본을 보고 잤다. 그게 도움이 되더라. 보통 (배우들은) 드라마 대본을 5, 6부 정도 외워서 촬영에 들어간다. 그런데 <산후조리원> <며느라기>를 연달아 찍으면서 머릿속에 대본이 12개 들어 있어야 했다. 너무 힘든데 그래도 좋았다.
대본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연기가 될 때까지 달달 외우고 연습했다. 말하는 것처럼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가 배우로서는 제일 좋다. 자유롭고. 그렇게 될 때까지 했다. 쉬면서 다른 분들 연기하는걸 봤더니 요즘은 트렌드가 일상적인 연기를 하는 것이더라. <고백> 이후로 작품은 전부 다 그렇게 준비했다. 전보다는 더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정말."
앞서 그는 웹 예능 <톡이나 할까>에서 결혼한 여자 배우들의 '경력 단절' 현실에 대해 털어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은 이미 해묵은 논제지만 여성 배우들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박하선은 "직장인이 아닌, 배우들도 경력 단절에 시달리는 줄 몰랐다"는 기자의 말에 "나도 없을 줄 알았다"고 답했다.
"<톡이나 할까>의 매력이었던 것 같다. '톡'이니까 편해서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있다. 저도 (말해놓고) 아차 싶었다. 저도 (경력단절이) 없을 줄 알았다. 친구들한테 들었지만 내게도 해당되는 일일 줄 몰랐다. 그런데 분명히 있다. 굉장히 한정적인 대본이 들어오고 안 들어오기도 한다. 그 분들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국이나 관계자분들이나. '무조건 (기혼 여성은) 안 돼'라고 하는 '꼰대'분들을 향한 울분이었다. 사실 그런 분들이 이제 와서 나를 다시 찾기도 해서 희열을 느낀다. 그때는 안 된다더니."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박하선은 현재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tvN 단막극 시리즈인 '드라마 스테이지 2021'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으며,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첫번째 아이>라는 독립영화도 이미 촬영을 완료한 상태다. 그는 <첫번째 아이>에 대해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던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2019년 말즈음 <첫번째 아이>라는 독립영화를 촬영했다. 그 영화를 찍을 때 사실 너무 힘들었다. 14년을 키운 반려견도 하늘나라로 가고 동생도 세상을 떠났다. 아이도 다쳐서 한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밥도, 물도 못먹고. 아이가 아프지 않다는 게 얼마나 좋은건지 그때 느꼈다. 안 좋은 일이 몰릴 때가 있지 않나. 영화를 찍어야 하는데 대본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였다. 그런데 첫 촬영날 신기하게도 재밌었다. 내가 이걸 진짜 좋아하는구나. 그걸 느꼈다. 욕심이 났다.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겠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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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지금이 꿈같다고 했다. 요즘 5살 딸을 보낼 유치원을 찾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는 그는 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일이 너무 재밌어졌다. 하나도 안 힘들고, 육아보다 어려운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촬영을 할 땐) 힐링이 된다. 한번씩 바깥 바람 쐬는게 너무 좋기도 하고. 아이가 나중에 컸을 때 '우리 엄마는 멋진 엄마'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다. 저는 어릴 때 돈이 없어서 못한 것도 많았거든. 더 열심히 일해야지.
<고백>도 어떻게 시기가 맞아서 개봉할 수 있게 된 거니까. 너무 속상한 일이지만 정인이 사건이 있었고, 개봉은 너무 감사하지만 기쁘지만은 않다. 이것도 다 운인 것 같다. 공백기가 회복되고 경력단절 문제가 해결이 되고 그러니까 꿈꾸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사실 이제 얌전해지려고 한다. 너무 재방송도 많고 그러니까 주변에서도 '틀면 나온다'고 많이들 얘기하시더라. 이제 가만히 있어야겠다. 너무 까불었나. 질리면 안 되니까. 이제 그만 슥~ 들어가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작품으로만 찾아봬야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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