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런온> 현장 사진.
JTBC
"'<런온>같은 드라마는 <런온>밖에 없다'는 댓글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런온>은 분명 새로운 유형의 드라마였다. 서로 살아온 세계가 다른 주인공들은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점점 성장해나간다. 이들은 그동안 안방극장을 수놓았던 흔한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 대신 현실에 밀접한 이야기와 공감 가는 캐릭터들로 젊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는 이재훈 PD의 섬세한 연출의 힘이기도 했다.
10일 서면을 통해 이재훈 PD를 만났다. 이 PD는 "처음 연출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서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고민했다. 인기가 많았던 몇몇 로코 드라마들을 찾아보기도 했고. 하지만 어설픈 경험으로 흉내낼 수 없는 한계가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 직장이었던 KBS의 한 후배에게 전했던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첫 로코를 만들어보니 어떠냐'는 KBS의 한 후배의 안부인사에 이렇게 답했다. '로'는 작가와 배우와 촬영감독과 음악감독에게 맡기고 나는 '코'를 담당하고 있다고. 농담처럼 한 이야기였지만 실제로 많은 부분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며 일한 1년이었다. 작가님의 가슴 설레는 대본을 배우들이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담아내는 스태프들을 믿고 따르는 과정을 거쳐 결국 연출의 취향껏 매듭을 지었다. 분명 모범적인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었고 수많은 단점과 시행착오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이지만, 그래도 함께 만든 사람들의 선의와 열정이 예상치 못한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런온>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들에게 고마움과 안도의 마음을 동시에 갖게 된다."
드라마에는 외화 번역가(오미주)부터, 국가대표 단거리 육상선수(기선겸), 재벌 2세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서단아), 미대생(이영화) 등 다양한 직업군들이 등장한다. 이재훈 PD는 "그들이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재훈 PD는 자료조사 단계부터 배우들과 함께 현직의 전문가들을 찾아가 직업군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고 밝혔다.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일하는 장면들에는 이재훈 PD를 비롯한 배우들, 스태프들의 여러 노고와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