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제로>영화의 한 장면
이대희애니메이션스튜디오,302플래닛
<스트레스 제로>엔 다양한 스트레스가 녹아있다. 영화의 도입부엔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서로 밀고 밀리는 직장인들을 보여주는 광고가 나온다. 회사로 출근한 직장인은 회사 상사에게 무참히 깨진다.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러 간 면접장엔 경쟁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문구 '뼈를 깎는 각오로 매출 성장을'이 붙어있다. 이렇듯 영화 속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받는 고단한 삶은 현실과 판박이다.
아이들도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않다. '스트레스 킬러'를 만든 한준수(유동균 목소리)는 어린 시절에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며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의 등쌀에 시달렸다. 학업 스트레스를 받은 한준수의 기억은 지금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엄마 역시 가계를 운영하고 아이를 키우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로 태어난 불괴물과 맞서는 히어로의 대결은 외국까지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설정이다. 반면에 영화 속 풍경은 한국적인 면이 묻어난다. 이대희 감독은 "어릴 때 외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 애니메이션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가끔 이질감을 느끼고는 했다. 그래서 감독이 되고 난 후에는 한국의 풍경을 애니메이션 속에 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됐다"며 우리 주변의 풍경을 배경으로 담은 이유를 밝힌다.
영화 속 액션 장면은 한강 공원과 상암 하늘공원을 비롯한 잠실, 용산 등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 속에서 워터건, 호버보드, 바이크, 푸드트럭, 원터건 대포 등을 활용하여 싸우는 모습은 마치 <괴물>(2006)을 보았을 때 느낀 현실감이 느껴진다. 짱돌, 타조 고박사를 도와주는 홍진이(김사라 목소리)의 카센터는 일산 근교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도시와 다른 한적한 느낌을 전한다.
▲<스트레스 제로>영화의 한 장면이대희애니메이션스튜디오,302플래닛
<스트레스 제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가족 애니메이션으로 풀어간 발상이 돋보인다. 정의, 우정, 가족애를 히어로 장르 안에 적절히 녹여낸 점도 좋다. 불괴물이 도시를 공격하는 장면의 기술적 표현도 상당하다.
단점도 뚜렷하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소울>(2020)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20) 등과 비교하여 스토리텔링이나 기술적 완성도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갈 길은 여전히 멀었다.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고 노력하는 한국 애니메이션과 애니메이터들을 보며 희망을 품게 한다. 이대희 감독은 앞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임을 강조한다.
"저는 그냥 한 길이에요. 계속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요. 다음 작품 라인업도 계속 있어요. 이번에 <스트레스 제로>를 만들면서 노하우가 많이 늘었어요. 다음 작품도 기대해주세요."(<노컷뉴스>와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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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