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다> 시즌 2 '로망'스 포스터
MBC
지난해 어린 딸을 잃은 어머니가 VR(가상현실)로 딸과 재회하는 모습을 방송해 눈물샘을 자극한 MBC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사별한 아내와 재회하는 남편과 자녀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월 21일, 28일 2부작으로 방송된 <너를 만났다> '로망스' 편은 4년 전 아내를 잃고 자식 5명을 혼자 키우는 김정수씨가 VR을 통해 아내 성지혜씨와 재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이날 방송은 VR을 통해 김정수씨 가족이 살던 집을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 <너를 만났다> '로망스' 편을 연출한 조윤미 PD를 지난 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 PD와 나눈 일문일답.
-<너를 만났다> 시즌2 '로망스' 편 방송을 끝낸 소회가 궁금합니다.
"긴 시간을 두고 만든 프로그램이라서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는데, 방송을 끝내서 홀가분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1, 2화로 나눠서 방송했는데 2화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고요. '다음주 너무 기대된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 게 제겐 좀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방송을 다 보시고는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는 반응도 많았어요. 각자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드린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이유가 뭘까요?
"김정수씨가 보여준 진정성, 진실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저희도 방송을 준비할 때는 잘 몰랐어요.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담은 시즌1처럼 감동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김정수씨는 참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셨어요. 두 사람은 아이들 앞에서도 수시로 뽀뽀를 할 정도로 애정표현을 많이 했던 부부였어요. (김정수씨는) 아내가 아프자 손수 간병을 하고, 아내가 떠나자 아내 그림자라도 보고 싶다며 (방송을) 반대하는 딸들을 설득했죠. 비록 가상의 아내이지만 떠나보내는 게 아쉬워 끝내 주저앉은 중년 남자의 진심을 보고 어떻게 마음이 안 움직일 수가 있겠어요."
- 김정수씨 사연은 어떻게 알게된 건가요?
"김정수씨 가족을 만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어요. 그 전에도 여러 가족을 만나 뵀지만 VR 작업은 사진, 동영상이 없으면 불가능하거든요. 김정수씨에겐 아내의 사진과 동영상이 남아있었고, 목소리도 있었어요. 아주 풍부하지는 않았지만요. 무엇보다 이 가족의 유쾌하고 화목한 분위기에 끌렸습니다. <너를 만났다>에선 VR 만남이 가장 중요한 이벤트지만, 본질적으로는 휴먼 다큐멘터리예요. 가족의 부재를 슬픔으로 채우고 있는 가정을 소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수씨네 가족은 매우 밝았죠.
2017년 사별한 김정수씨 사연을 처음 들었을 때 '아빠 혼자 아이 다섯을 어떻게 키우실까'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아이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기도 했죠. 두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했는지에 대해선 처음엔 잘 몰랐어요. 취재하면서 하나씩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