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무고사가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3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인천의 무고사가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3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가 지난 23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경기(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에 0-1로 패하면서 개막 후 세 경기 만에 첫 패배(2무 1패 승점 2)를 기록했다. 이는 인천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며 특히 세 경기 연속 무득점에 이은 1실점은 올해 시즌 인천이 추구하고 있는 지향점과는 배치된다.

인천은 올해 시즌을 대비하여 투병으로 자진 사퇴한 유상철(49) 감독 대신 2월 제10대 사령탑으로 임완섭(49) 감독을 선임, 2016년부터 이어져온 '생존왕'이란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떼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 첫 걸음이었던 지난 9일 인천의 개막전은 희망적이었다. 인천은 지난해 시즌 5위를 기록했던 대구 FC(이하 대구)전에서 '중원의 핵' 라시드 마하지(28, 호주)의 맹활약으로 무득점 무승부 경기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어 17일 성남 FC(이하 성남)전에서도 스리백의 견고함을 앞세워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축구는 '공격이 먼저냐 수비가 먼저냐'의 화두에서 단연코 수비가 먼저인 스포츠다. 하지만 이 같은 화두에서 불변한 진리는 승리다.

승리를 위해서는 득점은 필수 조건에 해당한다. 인천은 두 경기 연속 케힌데(26.나이지리아)를 최전방에 내세워 득점을 정조준했지만 팀 승리에 필요한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하며 '헛심 공격'만 이어갔다. 이에 대하여 임완섭 감독은 공격의 변화를 언급했다. 분명 임완섭 감독은 수비 스리백 전술의 '짠물 수비' 축구로 과거와는 다른 인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이다. 선 수비 후 역습을 팀 주 전술로 채택하고 있는 인천이 득점을 위해서 신경 써야할 것은 공격 숫자보다 스피드-다양성이다. 3차전까지 인천의 공격을 볼 때, 이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득점을 위해서 단지 공격숫자를 늘리는 전략만 써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임완섭 감독은 3차전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앞서 치른 대구와 성남 2경기 무득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케힌데와 무고사(28.몬테네그로)를 해결사로 기용했다. 하지만 케인데가 부상을 당하고 무고사의 수비 가담 역할이 커지면서 결국 시즌 첫 골을 신고하는데 실패했다.

첫 골이 절실한 인천에게 오는 31일 포항 스틸러스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다. 특히 공격의 다양성을 기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명 케힌데의 부상은 인천에게 악재다. 결국 이로 인하여 다양성 있는 공격을 구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무고사의 수비 가담을 줄여주며 그가 정통 해결사 역할에만 전념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


중원에서의 신속 정확한 플레이 실종도 인천의 두 경기 무득점 원인에 한 몫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공격의 다양성은 물론 전체적인 공격 템포 역시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인천의 공격은 위협적이지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다.

강윤구(27), 이우혁(27), 김도혁(28)으로 구성된 인천의 중원은 다른 K리그1 팀과 비교하여 경험과 능력면에서 결코 우위에 있지 않다. 그래서 이들이 활동량을 우선하는 플레이만으로는 무득점 경기에 마침표를 찍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중원에서의 공격 전개 시 신속, 정확한 플레이를 구사하며 다양성을 기해야만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축구는 숫자 싸움이지만, 공격 숫자가 많다고 해서 득점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즉, 숫자 측면에서 상대보다 열세여도 플레이의 스피드가 충족된다면 얼마든지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인천은 수비에서의 공격 빌드업 과정도 한 번쯤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인천은 3차전까지의 경기에서 특별한 변화 없이 단지 공격을 위한 단순한 빌드업에 그치며 수비와 중원에서의 지나친 휭, 백패만을 남발했다. 이는 스리백하에서 5명의 최종 수비라인을 비롯 두 줄 수비가 민첩한 동작으로 공격 전환을 시도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플레이다.

어디까지나 플레이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어야한다. 아무리 선 수비, 후 공격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해도 공격 빌드업에서 확실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두 가지 패턴 플레이 전술을 갖추고 있다면, 비효율적 플레이는 물론 숫적 열세를 극복하면서 스피드 또한 충족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인천은 이런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며 3경기 무득점에서 허덕이고 있다. 만약 인천이 포항과의 맞대결에서도 무득점에 그치며 패배를 떠안게 된다면,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 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인천은 올시즌에도 '생존왕'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힘들다. 분명 인천에겐 공격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변화의 화두에서 '공격 숫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보다 지금 인천에게 필요한 것은 공격의 신속, 정확한 패스와 함께 확실한 패턴 플레이 구사다. 그래야만 실리 축구도 빛을 발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인천 유나이티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