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시즌권(연간 티켓) 환불 방법을 두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20시즌이 사상 초유의 무관중 시즌으로 시작되면서다.
 
 10일 오후 강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강원FC-FC서울전이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 K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여 늦게 개막됐다.

10일 오후 강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강원FC-FC서울전이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 K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여 늦게 개막됐다. ⓒ 연합뉴스

 
14일 대구FC를 제외한 K리그1 11개 구단은 홈페이지나 SNS에 시즌권 환불 관련 공지를 속속 올리고 있다.

대구FC는 유일하게 지난 4월 29일 시즌권 판매 전면 취소와 함께 일괄적인 전액 환불을 결정한 바 있다.

다른 구단들이 공지했거나 공지할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미 관람 경기에 대해 환불해 주겠으며, 환불 시점은 '구단이 결정하는 적절한 시점'이나 '시즌이 종료 시'가 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언제부터 유관중으로 시즌이 치러질지 알 수 없는 데다 유관중으로 전환되더라도 좌석 간 이격거리를 둬야 해 시즌권 구매자 모두가 경기를 관전할 수는 없다.

따라서 차후 '관람 가능 경기 수'가 명확해지면 환불해주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K리그 구단들의 입장이다.

각 구단 마케팅 부서 담당자들이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 이런 환불 정책을 취하기로 일종의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1개 구단이 계속 '공동 전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관중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시즌권 구매자들의 불만은 커질 게 뻔하다. 자칫 '팬심' 이 아예 떠나는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일부 구단은 아예 대구처럼 전액 환불을 하는 쪽으로 고민 중이다.

올해 시즌권을 다음 시즌에 쓸 수 있도록 이월하고, 올해는 유관중 라운드가 시작되면 별도로 티켓을 파는 방안을 검토하는 구단도 있다.

수도권의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추이를 보면, 솔직히 올해 유관중 경기는 결국 불가능해지지 않겠느냐"면서 "시즌권을 구매해준 열성 팬의 입장을 더 고려하는, 다른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불을 진행할 경우 시즌권 판매와 함께 증정했던 사은품을 돌려받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FC서울은 모자와 머플러, 달력 등 사은품을 돌려받기로 했다. 개봉했거나 사용해 반환이 불가능한 경우 그만큼의 금액을 환불금에서 제한다.

이때 빠지는 금액을 사은품의 시가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제작비로 할 것인지를 두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사랑해 주시는 팬들인데 어떻게 시가를 다 받겠나. 제작비 기준으로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은 '25주년'을 맞아 시즌권 구매자들에게 특별 디자인된 유명 브랜드의 스니커즈를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통 큰 선물'은, 이제 큰 고민거리가 됐다. 시즌권을 환불하는 팬들로부터 신발 가격을 다 받을지, 아니면 절반 정도만 받을지를 두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팬이 전액 환불을 요청하면 구단은 취소 수수료를 제하는 선에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의 시즌권 관련 지침을 지난달 각 구단에 내려보낸 바 있다.

연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즌권 판매 계약의 당사자인 구단이 각자 해결해야 할 일"이라면서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연맹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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