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은 2018년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15승 8무 2패의 성적을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대한축구협회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스포츠 각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축구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월 카타르월드컵 예선전 일정을 재개한다. 벤투호는 지난 26일 천안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 홈경기를 치른 뒤 오는 31일에는 6차전 스리랑카 원정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 H조에서 한국은 한 경기를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1위, 승점 9)에 이어 승점 8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당초 홈경기가 많이 남아있는데다 약팀들을 상대하는 2020년 A매치 일정은 한국에 유리해보였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일단 주장이자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이 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손흥민이 벤투호에게 골감각이 저조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라운드에서 서있는 것만으로도 수비를 몰고다니며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그의 존재감과 리더십은 팀내에서 절대적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까지 발생하며 대표팀을 흔들고 있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29일로 예정됐던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도 리그 일정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상황이다. K리거를 비롯한 아시아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실전감각이 부족한 상황에서 3월 A매치에 나서야하는 상황이 될수 있다. 특히 유럽파없이 아시아리거들에게 의존하는 수비라인의 경기감각에 큰 악재가 될수 있다.

그나마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등이 건재하고 이강인(발렌시아)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등 손흥민 없이도 유럽파들이 대체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게 다행이지만 이들도 나름대로의 변수가 존재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확진자수가 증가한 한국이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 잇달아 입국 제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게 문제다.

일단 유럽파들이 차출된다고해도 다시 소속팀에 바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다. 이를 우려한 유럽파들의 소속구단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소속 선수들의 A매치 소집에 난색을 표시하거나 국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문제가 커질수 있다. 원래 A매치 소집기간에는 구단이 선수차출을 거부할수 없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벤투호로서는 국내파들의 컨디션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파 소집까지 벽에 부딪히게 될 경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홈경기 개최도 장담하기 어려울수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여자축구의 경우, 중국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일정이 4월 이후로 연기됐다. 원래 PO 1차전은 3월 6일 용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용인시에서 감염 확진자가 나오면서 경기 개최가 무산됐고, 중국에서 열릴 PO 2차전(3월11일)은 중국이 개최지를 우한에서 호주 시드니로 변경한 상황이다.

벤투호는 아직까지 홈경기 일정의 변동 가능성은 거론되고 있지않다. 하지만 3월말까지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남은 홈경기가 많은 한국으로서는 홈어드밴티지에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물론 3월 A매치 상대가 조에서 가장 약한 편에 속하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대승을 거둔 스리랑카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했어도 상대를 압도한 경기가 많지않았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남는다. 더구나 H조는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레바논(승점 8), 4위 북한(승점 8)도 한국과 승점이 같은 혼전 양상이다. 벤투호가 원정에서 두 팀들에게 거의 덜미를 잡힐 뻔한 위기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최종예선 진출을 낙관할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도쿄 올림픽 본선 준비에 한창인 U23 대표팀 김학범호도 어려움은 예외가 아니다. U23 대표팀은 원래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일정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올림픽 준비가 난항에 직면했다.

각급 대표팀 운영이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맞아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대회는 어쩔수없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현재로써 믿을 것은 선수들의 책임감과 프로의식뿐이다. 선수들은 외부적인 분위기에 흔들리지말고 몸상태를 최대한 실전에 걸맞게 끌어올려야할 것이고, 감독은 끊임없이 선수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소홀히 할수 없다. 그래도 지금의 어려움은 한국축구만 겪고있는 것은 아니다. 힘든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내는 저력도 강팀의 조건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호 K리그개막연기 손흥민부상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