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장> 관련 이미지.
인디스토리
한국 독립예술영화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25일 기준 대구 지역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독립예술 전용관이 휴관을 결정했기 때문. 서울 한국영상자료원, 아리랑시네센터, KT&G 상상마당 시네마, 부산 영화의전당, 동성아트홀, 오오극장 등이 줄줄이 휴관을 공지 중이다. 지자체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전용관을 제외하면 전체 중 절반에 가까운 전용관이 대거 문을 닫는 수순이다. 전용관 상영이 절실한 독립예술영화 입장에선 관객과 만날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
27일 개봉을 강행하기로 한 <기억의 전쟁> 배급 관계자는 "3월 초 개봉이었다면 연기하는 걸 고민했겠지만 당장 이번 주 개봉이라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며 "휴관하는 극장도 있지만 상영을 확정해준 곳도 있어서 민폐를 끼칠 순 없었다, 일단 개봉은 하되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도 없고 현실적인 부분을 고민했다, 장기상영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며 "24일부터 휴관 극장이 쭉 나오는 상황이라 우려스럽긴 하다, 다음주에 영화 주인공인 탄 아주머니도 오시려 했는데 미루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장도 극장이지만 독립영화 사정상 개봉일 변경으로 추가되는 예산 집행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 개봉일 고지 등에 광고집행비를 쓴 경우라면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3월 5일 개봉을 알렸다가 4월 말로 미룬 다큐멘터리 <밥정> 배급 관계자는 "4월로 옮기는 영화들이 많아서 그때 제대로 상영이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3월 개봉 예정 영화들이 20편이 넘는데 그들마저 엎어진다면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미 (개봉일이 적힌) 내외벽 광고가 들어갔는데 결국 비용이 증액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이장> 배급 관계자 역시 "관객 수가 하루에 10만도 안나오는 건 (영화일을 시작한 이래) 처음 본다"며 "예산 자체가 적기에 이런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긴 어렵다, 배급사끼리 개봉일정 정보를 공유하곤 하는데 상반기 일정은 다 꼬였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의 한 장면.엣나인필름
멀티플렉스에서 독립예술전용관까지... 전전긍긍
관객 급감을 정면으로 체감하고 있는 극장들은 자구책 마련을 고심중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들이 다녀간 이후 해당 지점을 일시 휴점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CGV는 평소에 비해 상영회차를 많게는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CGV 관계자는 "대구에서 확진자들이 대거 나오면서 관객 수가 확 꺼졌다, 2003년 이후 이런 일이 없었다"며 "대구 쪽은 상영회차를 극단적으로 줄였고 일반 극장도 평소보다 1회나 2회씩 줄이고 있다, 확정은 아니지만 일부 극장은 문을 닫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개봉 예정작이 대거 개봉을 미루며 영화 수급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 이 관계자는 "모 배급사 대표가 전화를 걸어 호소하더라, 극장 입장에선 걸 영화가 없으니 그냥 개봉하자고 할 수 있겠지만 관객 자체가 없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며 "기획전을 한다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다, 다만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극장에 와서 보는 영화와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으로 보는 관람 패턴이 더욱 극단화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자체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식으로 대응 중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대구 쪽은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 등 회차를 줄이고 있다"며 "추가로 특정 영화를 걸진 않고, 기존 상영작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짤 예정"이라 답했다
서울 인디스페이스와 아트나인은 아직 휴관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유동적으로 대처할 전망이다. 인디스페이스 관계자는 "관객들이 GV 같은 이벤트 행사를 통해 주로 전용관을 찾는데 그런 게 불가하니 관객 수 자체가 급감하긴 했다"며 "이미 종영한 작품을 다시 틀 순 없고, 이미 상영 중이거나 개봉이 확정된 영화의 회차를 늘릴 것"이라 전했다. 아트나인 관계자 또한 "평소의 3분의 1수준으로 관객이 줄었다, 휴관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부분 영화 관계자들은 당장의 수익 보단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며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27일 개봉을 강행하는 독립영화 <하트>의 정가영 감독은 "개봉도 개봉이지만 나라 상황이 안 좋아 우울한 기분이다, 극장을 찾아달라는 말은 못하지만 개봉은 한다는 정보 정도는 널리 퍼뜨리고 있다"며 "GV가 취소되고 있다는 게 너무도 아쉽지만 집에서라도 영화를 보실 상황이 되면 보시면 좋겠다, 속히 코로나19가 진정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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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