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가뭄에 시달리는 말론 데 제수스
부천FC 1995 공식 홈페이지
팬들의 기대를 받고 올 시즌 부천FC 1995(이하 부천)에 입단한 '에콰도르 특급' 말론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19 11라운드 부천과 아산 무궁화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부천은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승격 플레이오프권인 4위에서 멀어진 7위에 머무르게 됐다. 말론은 이날 경기에서 김륜도와 투톱을 형성해 선발 출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찬희와 교체됐다.
K리그1 승격을 꿈꾸는 부천FC1995는 지난 1월 말론을 영입했다. 말론은 프로 통산 234경기에 출전해 52득점을 기록했고, 에콰도르 프리미어 A리그에서 준우승(2012)과 우승(2017)을 경험했다. 또한 UEFA 유로파리그를 비롯한 총 대륙대항전에도 38경기에 출전해 2득점을 기록, 경험이 풍부하며 2010년에는 에콰도르 성인 국가대표팀에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기존 부천의 공격을 담당했던 공민현과 포프의 이적으로 인해 생긴 공백을, 경험과 실력으로 무장한 말론이 잘 메꿔줄 거란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말론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선발 5/교체 3) 무득점으로 공격수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첫 시즌이라는 위안거리가 있다. 하지만 당장 다른 팀들의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만 보더라도 말론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특히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리그2에서 말론의 침묵은 부천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말론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대부분 상대팀의 수비 진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본인이 직접 중앙지역으로 내려와 패스를 받기보다, 상대진영에 머무르면서 동료들의 패스나 크로스를 기다리며 최소한의 터치를 가져가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전 소속팀 CS 에멜레크(에콰도르)를 기준으로 볼 때, 말론의 대다수 득점장면은 상대팀의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이루어졌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최소한의 터치를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본인의 능력도 존재하지만 동료들의 연계가 필요한 유형의 선수다.
K리그2에서 외국인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해결사'다. 단순히 골만 많이 넣는 것이 아닌 경기에서 흐름을 가져와 팀을 이끌어 주기를 원한다. 대구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조나탄, 경남의 승격을 이끈 말컹이 대표적인 예다.
올 시즌에는 매서운 골폭풍으로 광주를 K리그2 선두로 올린 펠리페만 봐도, 외국인 공격수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말론의 현재 모습으로는 부천을 상승세에 올리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다가오는 20일, 부천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리그 2위 부산 아이파크를 맞이한다. 꾸준한 기회를 받으며 송선호 감독의 믿음을 받고 있는 말론이 부산과의 경기를 통해 그 믿음에 보답할 것인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