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 최승우(26·MOB/TNS엔터테인먼트)가 UFC 페더급에 합류한다. 국내 페더급 최강자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던 최승우는 다음달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열릴 'UFC Fight Night 149 대회에서 모브사르 에블로예프(25·러시아)를 상대로 데뷔전을 예약했다.

'코리안좀비' 정찬성, '슈퍼보이' 최두호에 이어 UFC 페더급에서 경기를 치르는 3번째 코리안파이터가 됐다. UFC와 계약한 한국인 파이터로는 16번째다. 페더급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체급이다. 코리안 파이터 중 유일하게 챔피언 타이틀전을 경험한 정찬성이 버티고 있는 것을 비롯 한때 3연속 넉 아웃 행진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최두호 역시 페더급이다.

정찬성, 최두호의 긴 공백으로 인해 잠시 주춤한 듯 싶었으나 올해 '코리안 팔콘' 조성빈(26·익스트림 컴뱃)에 이어 최승우까지 합류함에 따라 가장 뜨거운 체급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최승우의 소속사인 TNS 엔터테인먼트의 이성호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매치업 여부와 관계없이 늘 개인운동, 선수부 운동을 빼놓지 않고 소화하며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스스로 보강운동을 챙겨서 할 정도로 성실하다"며 "수더분한 성격과 달리 승부욕이 매우 강하고, 평소의 성실함이 경기장 안에서 집요함으로 나타나는 선수다"고 최승우를 설명했다.
 
 16번째 UFC 진출 코리안 파이터가 된 '스팅' 최승우
16번째 UFC 진출 코리안 파이터가 된 '스팅' 최승우TNS엔터테인먼트 제공
 
침묵의 지난해, 대도약의 2019년 기대한다!
 
최승우가 UFC에 진출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승우는 기량적인 면에서는 진작부터 인정을 받았다.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으로 종합격투기 전향 후 TFC 페더급 챔피언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17년 12월 TFC 무대서 김재웅과의 리벤지 매치를 넉 아웃 승리로 마무리 짓고 벨트를 탈환할 때까지만 해도 거칠 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이후 악재가 겹쳤다. 특히 조성빈과의 계속된 엇박자는 아쉽기 그지없다. 최승우는 지난해 2월 허리 부상으로 인해 조성빈과 예약되어있었던 타이틀 방어전이 날아가고 말았다.

부상이 완치되기 무섭게 당시 잠정 챔피언이었던 조성빈과의 통합타이틀 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성빈이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매치업이 성사되지 못하는 불운에 울었다. 조성빈의 부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도, 또 다른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속절없이 1년여가 흘러갔다. 전성기에 접어든 젊은 챔피언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조성빈의 UFC 입성 소식이 3월 초에 들려왔다. 최승우 입장에서는 씁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승우는 조성빈의 UFC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때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다음달 21일 UFN 러시아 대회 출전 오퍼와 동시에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된 것이다. 먼저 UFC 진출을 알린 조성빈보다도 경기를 빨리 가지게 됐다.

최승우는 소속사와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목표로 삼았던 UFC라는 무대에 가게 되서 너무 기쁘다. 첫 경기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TOP 10'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UFC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최승우
UFC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최승우TNS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에타이식 타격, 옥타곤에서도 통할까?
 
최승우는 스트라이커 타입의 선수다. 체급내 최고 수준의 사이즈(182cm)를 바탕으로 기술과 KO 파워를 두루 겸비했다.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답게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킥과 펀치 모두 정교하고 날카롭다. 젊은 나이답지 않게 입식, 종합을 합쳐 50여 전 가량의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최승우의 최대 장점은 서구권 선수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사이즈다. 최승우 역시 자신의 신장을 활용한 플레이에 능숙하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 잽, 로우킥을 부지런히 내고 간격이 좁혀졌다 싶으면 프런트 킥 등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낸다. 료토 마치다, 스티븐 톰슨처럼 현란한 스탭을 통한 안정적 경기 운영보다는 공격적으로 부딪히는 파이팅을 선호한다.

근거리 펀치 공방전에서 안면이 비는 약점도 지적되고 있으나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맷집과 펀치 파워에서 자신이 있는지라 상대가 펀치 대결을 걸어오면 난타전도 피하지 않는다. 상대가 파고드는 타이밍에서 짧고 정확한 카운터로 허점을 노리며 무에타이 베이스를 살려 빰 클린치를 활용한 니킥 공격 등도 일품이다. 탑 포지션을 잡은 상태에서의 파운딩 압박도 매섭다.

데뷔전에서 맞붙게 된 에블로예프는 난적이다. 10승 무패의 강력한 그래플러로 M-1 밴텀급 챔피언을 지낸 적도 있다. 레슬링, 삼보 등을 앞세운 끈적끈적한 압박형 유형의 파이터인지라 최승우와는 극과 극 스타일이다. 체력이 좋아 경기 내내 쉼없는 클린치 공방전이나 '그라운드 앤 파운드' 전법을 되풀이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서브미션 테크닉 구사나 자신이 하위에 있을 때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스탠딩에서는 단발성 타격에 의존하는지라 테이크다운 방어만 효율적으로 펼칠 수 있다면 최승우가 충분히 잡아낼만한 상대라는 평가다. 물론 쉽게 클린치 상황을 허용하거나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장점은 봉인 당한 채 어려움을 겪을 공산도 크다. 최승우의 특기인 빰 클린치가 통할 경우 의외로 쉽게 경기가 풀릴 수도 있다.

최승우는 "무에타이 국가대표 선수 시절 러시아에서 경기를 가져 승리 한 적이 있는 만큼 원정에 대한 부담은 솔직히 거의 없다"며 "세계 최강의 파이터들이 모여 있는 UFC에서의 경기이기에 중압감을 이겨내서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 "UFC 첫 아시안 챔피언이라는 위업을 이루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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