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엔 늘 '블루문(Blue moon)'이라는 응원가 울려 퍼진다.
 
"우리는 단연코 가장 훌륭한 팀이다(We're by far the greatest team)"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는 '블루문'이 13일(한국 시간) 샬케04(독일)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유독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이날 맨시티는 르로이 사네(독일)의 '도움 해트트릭' 활약을 앞세워 무려 7-0 대승(챔스 16강 전 역대 최다 득점 차 승리)을 거뒀다. 영국 BBC의 표현대로 상대를 '박살낸(thrashed)' 맨시티는 16강 1·2차전 합계 10-2 대승을 거두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 안착했다.
 
샬케가 비록 분데스리가 중위권 팀이지만 이렇게 처참히 무너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라힘 스털링(잉글랜드)-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사네를 앞세운 맨시티는 이날 기술과 체력, 조직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전반 34분 상대 골키퍼를 농락하는 파넨카 킥으로 기선제압에 나선 아구에로는 불과 3분 후 스털링의 백힐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지으며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4분 후엔 사네의 깔끔한 왼발 땅볼 슛이 샬케의 골망을 또 다시 흔들며 순식간에 점수차를 '3'으로 벌렸다.
 
후반 11분엔 '크로스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을 연상케 하는 사네의 '택배 크로스'가 연출됐다.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볼을 잡은 사네가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샬케의 포백 수비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며 팀의 4번째 골(스털링)을 도왔다.
 
이미 승기(勝機)를 잡은 맨시티는 이후에도 '상대를 봐주지 않는' 멋진 매너(?)를 선보였다.

특히 친정팀을 맞이한 사네는 이날 마법과 같은 왼발 패스로 베르나르도 실바(포르투갈)와, 필 포든(잉글랜드)의 추가골을 도우며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여기에 교체로 투입된 '브라질 신성' 가브리엘 제주스는 후반 39분 강력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며 샬케 선수단 전원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날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사네는 평점 12점(기존 10점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상대 수비수의 혼을 빼놓는 드리블은 물론이고, 자로 잰 듯한 패스도 놀라웠다.

골이면 골, 연계플레이면 연계플레이, 스트라이커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낸 스털링과 중원에서 폭발적인 활동량으로 맨시티의 화력 공격을 도운 일카이 귄도간도 놀랍긴 마찬가지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6번째 우승을 예약해두고 있는 맨시티는 아직까지 '빅이어(챔스트로피 애칭)'를 들어 올린 기억이 없다. 물론 지금의 기세라면 64년간 이어져온 맨시티의 챔스 무관은 과거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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