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6일 방영된 < SBS 스페셜 > 신년 특집 다큐멘터리 '의렬단의 독립전쟁' 중 한 장면
SBS
1919년 11월 상해, 조선의 청년들은 비폭력 투쟁이었던 3.1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복을 이루기 위해 의열단을 결성한다. '천하의 정의의 사(事)를 맹렬히 실행'하고자 무력을 수단으로, 암살을 정의로 삼아 5개의 적 기관(조선총독부, 동양척식회사, 매일신보사, 각 경찰서 등) 파괴와 7악(조선총독 이하 고관, 군 수뇌부, 매국노, 친일파 거두, 적탐(밀정))을 제거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에 따라 앞서 종로 경찰서 폭탄 투척을 비롯해 1920년 부산 경찰서장 폭사 사건, 같은 해 밀양 최수봉의 밀양 경찰서 폭탄 투척 사건, 1921년 김익상의 조선 총독부 내 폭탄 폭파 사건, 1922년 김익상, 이종암, 오성륜의 일본 육군 대장 암살 시도, 1924년 김지섭 일본 천황궁 앞 폭탄 투척 시도, 1924년 김병현, 김광추, 박희광의 친일파 정갑주 일가족 사살, 밀정 배정자 암살 시도, 일진회 이용구 회장 부상, 봉천성 일본 총영사관 폭탄 투척, 1926년 나석주의 동양척식회사와 조선 식산 은행 습격 등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일제 시대 국내외 무장 투쟁들을 벌여왔다.
혁혁한 활동을 벌였지만 이들은 김상옥, 나석주의 자결, 김병현의 순국, 김광추, 박희광, 김지섭 등의 체포 등 여러 일을 겪으며 개인적인 테러 활동에 한계를 느낀다. 또한 독립운동에 불어 온 사회주의 물결과 함께 의열단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종적을 감춘 김원봉.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26년 중국 남경의 천녕사에서였다.
조선 의용대와 의용군
▲2019년 1월 6일 방영된 < SBS 스페셜 > 신년 특집 다큐멘터리 '의렬단의 독립전쟁'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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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은 본격적인 군사 훈련을 위해 장개석이 교장이었던 중국 혁명 엘리트의 산실 '황포 군관 학교'에 입교했다. 또한 개인적인 투쟁을 본격적인 무장 투쟁으로 승화하기 위해 중국 국민당의 도움을 받은 의열단은 1932년 조선 혁명 정치 간부학교를 만들었다.
1938년 중일전쟁 발발을 계기로 조선 의용대가 창설됐다. 조선 민족 해방과 국제적 동맹인 중국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두 가지 임무를 내건 이들은 중일 전쟁에서 선전전, 심리전 등을 비롯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지만 국민당과 공산당이 분열하고, 조직 내부에서도 '동포들이 좀 더 많은 지역으로 투쟁 거점을 옮기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조선 의용대 상당수는 화북으로 옮겨간다. 1942년 조선 의용군들은 일제를 상대로 한 호가장 전투에서 운두저촌의 중국인들이 기릴 만큼 혁혁한 활약을 세웠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팽덕회, 주석, 등소평 등 중국 혁명의 주역들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한편 남경에 남아있던 김원봉 등은 1942년 중국 임시정부에 합류, 한국 광복군 제1지대가 되어 조선 진격의 준비를 하던 중 해방을 맞이하여 귀국한다.
의의와 한계
▲2019년 1월 6일 방영된 < SBS 스페셜 > 신년 특집 다큐멘터리 '의렬단의 독립전쟁' 중 한 장면SBS
다큐는 1919년에 결성한 의열단의 궤적을 독립운동사의 관점에서 다룬다. 무엇보다 우리 독립 운동사에 존재하지만 말하기 어려웠던 영역을 봉인 해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굳이 조승우나 이병헌이 아니더라도 영화 <암살>이나 <밀정>에서 등장한 김원봉 혹은 김원봉으로 추정된 인물의 존재감은 컸다. 하지만 그 큰 존재감을 가진 인물을 우리는 드러내 주목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김원봉에 주목한 이번 다큐가 반가웠지만, 한편으로 그 서술은 다소 아쉬웠다. 다큐는 1935년 해체한 의열단의 존재적 계승을 조선 의용대, 조선의용군으로 이어 서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벌어졌을 법한 내부 갈등을 사실대로 다루기보다 우정이나 어쩔 수 없는 선택(다큐는 조선의용대 일부가 화북으로 이동할 당시, 김원봉이 중국 국민당과의 관계를 고려해 친구의 윤세주를 화북으로 보냈다고 서술) 등으로 묘사했다. 지나온 역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나 방송 등은 최대한 객관적인 서술을 통해 시청자들, 독자들을 만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날 다큐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1920년대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폭력 투쟁의 의열단만을 충실히 다루었다면 어땠을까? <의렬단의 독립전쟁>은 반가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다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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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사 주역을 '봉인 해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