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창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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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안위보다 본인의 허울뿐인 왕좌가 중요한 왕 이조(김의성 분)는, 정사는 김자준에게 맡기고 후궁의 점괘에 휘둘리기나 한다. 그가 내뱉는 "내가 이러려고 왕이 됐나 싶다"는 대사나, 권력 의지가 없었지만 백성들과 함께 야귀에 맞서며 왕으로 성장하는 왕자 강림대군의 "이게 나라냐"라는 대사, 그리고 궁궐을 지키기 위해 횃불을 들고 모여든 백성들의 모습까지. 영화는 곳곳에 2016년 겨울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와 연출을 담기도 했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임금 이조와 백성들을 위해 아버지와 맞서다 죽은 소원세자(김태우 분), 청나라에 머물던 둘째 왕자 강림대군, 간신 김자준 등은 인조와 소현세자, 봉림대군, 김자점을 표현한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무능한 권력자와 이를 이용해 권력을 휘두른 부도덕한 정치인, 민초들과 함께 이들에 맞서는 준비된 리더. 영화의 메시지는 꽤나 직설적이지만, 김성훈 감독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장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머리에 떠오른 이미지가 시대와 연관됐을 뿐, 어떤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담은 것은 아니"라면서 말이다.
김 감독은 그저 '오락물'로서, 관객들이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장치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대사와 상황을 담고도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그저 "오락물로 즐겨달라"는 감독의 당부에 허무함, 혹은 황당함을 느낄 관객도 있을 것 같다.
오락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창궐>은 혼란스러웠던 역사적 시점을 배경으로 택했고, 그 안에는 지난 촛불 정국을 떠올릴 만한 직설적인 대사와 연출이 담겨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대사와 메시지는 전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있기도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튀기도 한다. 메시지와 스토리의 이질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도 나뉠 듯하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에 이의를 제기할 관객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야귀보다 더 지독한 권력욕으로 악행을 이어가는 김자준 역의 장동건은 강렬한 눈빛과 액션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광기에 휩싸인 김자준의 모습에서 과거 <해안선>에서 보여준 강렬한 연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여기에 도포 자락 휘날리며 검을 휘두르는 현빈의 멋진 모습을 오랜 시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창궐>의 매력 포인트다. 장난끼 많은 날라리 왕자에서 점차 왕의 자질을 갖춰나가는 강림대군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25일 개봉.
한 줄 평 : 야귀가 지독한가, 권력욕이 지독한가
별점 : ★★★(3/5)
▲제23회 BIFF, 부산 여심 흔드는 장동건-현빈-조우진영화<창궐>의 감독 김성훈과 배우 장동건, 현빈, 조우진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세계 79개국 324편의 작품이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30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과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등으로 관객을 찾아간다.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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