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극장과 미아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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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에 생겼다는 대지극장은 2003년에 없어졌다. CGV가 우리나라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을 1993년 강변에 열고, 롯데시네마가 1999년 일산점에서 시작해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메가박스가 동양 최대 규모의 코엑스점을 2000년에 오픈했으니 오래 그 자리를 버텼다고 볼 수 있다.
대지극장이 사라진 곳에는 복합쇼핑몰 트레지오가 생겼다. 그리고 그곳에 CGV가 들어섰다. 2007년의 일이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그곳은 망했다. 북적이던 옛 느낌, 상징과도 같았던 옛 명성을 잃었다. 물론 영화를 보러 가면 사람은 많은 편이다. 여느 영화관 건물처럼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쥬라기 공원 3>을 보러 간 이후에도 엄마와 두 번을 더 극장에 갔다. 당연하게도 극장은 그곳, 옛 대지극장 자리에 들어선 CGV 미아였다. 두 번 모두 조조로 봤는데, <인셉션>과 <관상>이었다. 엄마도 아주 재밌고 알차게 보았다고 하셨으니, 엄마의 영화보는 눈썰미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함께 가보지 못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한 번은 서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었고 한 번은 근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 갔다. 그 또한 엄마, 나아가 가족과 처음 가보는 패밀리레스토랑이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없어졌다. 여러 모로 아쉬움 가득 남는 엄마와의 영화 데이트다.
하고 싶은, 해야 하는 것들더 늦기 전에 엄마, 아니 가족들과 극장에 가보고 싶다. 아빠는 영화를 즐기지 않는다지만, 영화를 보진 않더라도 극장이란 델 함께 가보고 싶다. 그건 어찌 보면 당연히 한 번쯤 했어야 하는 수순이 아닌가 싶다. 나도 나지만, 부모님도 부모님이었다. 무심한 걸까, 무심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정말 무섭게 빠르다. 나의 만만했던 미아사거리역이 말이다. 빠르게 바뀌고 있다. CGV 미아도 도태되면 어느새 없어져버릴지 모른다. 그러면 가족들과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게 아닌가. 꼭 그곳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지만, 이왕이면 그곳이면 좋겠다 싶다. 그곳에서 오래 산 사람들에게 '대지극장'은 특별하니까.
무엇이든, 누구든, 사라지기 전에 해야 한다. 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 테고, 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다. 나에겐 그게 가족들과 함께 옛 대지극장 자리에 있는 CGV 미아로 영화를 보러가는 거다. 소박하다면 한없이 소박하지만, 나에겐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미뤄온 일이고 결코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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