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영 중 휴대폰 불빛, 예의가 아니다
픽사베이
사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떠들거나 핸드폰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왠지 모르게 망설여진다. "아니 아직 영화 시작 안 하잖아요!"라는 핀잔이 돌아올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의 이해심은 영화관 불빛과 함께 사그라든다. 내가 돈 내고 영화를 보러 왔는데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분명 있지 않나.
며칠 전 <마일22>라는 영화를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정확히 앞 자리의 사람이 영화 중간에 핸드폰을 하는 것이 아닌가. 굉장히 신경 쓰여서 한마디 하려다가 나중에 또 하게 되면 지적을 하고자 했다. 늘 이런 식이다. 어쩌다 한번쯤은 대화할 수 있고 핸드폰을 볼 수 있겠지, 싶어서 한 번은 참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영화관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무례한 행동을 한 번으로만 끝내지 않는 걸까? 다음에 그 사람은 수신 메시지를 보는 것을 넘어 문자를 당당히 보냈다.
극장에서 핸드폰을 켜게 되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만, 특히 뒷사람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내가 예민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옆 사람이나 옆 라인의 폰 불빛보다 앞 사람의 그것이 가장 신경 쓰이고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된다. 문자를 보내는 그 사람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앞 의자를 두드렸다. 문자 그만 보내시라고.
이때 '진상'들의 두 번째 특징이 드러난다. 분명 자기가 방금 하고 있는 행동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누군가가 그 행동을 하지 말라고 의자를 두드린 것일텐데, 꼭 그런 사람들은 뒷자리를 돌아보고 누가 자기 의자를 친 것인지 볼려고 한다. 아니, 그냥 폰 넣어두시고, 대화 그만 하시라구요. 왜 제가 누군지를 보려고 하세요.
그러다 보니 영화가 끝나고 나서 말싸움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 다른 영화관에서 상영 도중에 일행과 잡담을 하는 앞 사람에게 늘 그랬듯이 조용히 할 것을 요구했다. 앞 사람은 늘 그렇듯(?) 뒷자리의 나를 쳐다보고 대화를 멈췄다. 영화가 끝나고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이가 지긋한 노년의 남성이었다.
그 사람이 왜 자꾸 의자를 치냐고 불평했는데, 나는 "아니 영화 보는데 왜 핸드폰을 하시는 거에요. 그러면 안되잖아요"라고 정말 지극히 당연한 말로 응수했다. 그러자 불쾌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그 남자는 "내가 너 할아버지뻘이야"라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쏴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냥 방해받지 않고 영화 좀 보자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까.
영화감상에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이유
▲영화 'silent theater'(2000) 중 한 장면 silent theater
저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 1일 개봉한 <신과 함께 - 인과 연>을 지인과 함께 보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옆 라인에서 영화 시작 전 광고 파트 때부터 시끄럽게 떠드는 두 사람이 있었다. 역시 위에서 말했듯 영화관 소등을 하지 않은 상태니 그러려니 하고 참고 있었지만, 불행히도(?) 두 사람은 소등 이후에 영화가 시작하던 순간까지 잡담을 멈추지 않았다.
늘 그렇듯 옆 라인으로 넘어가 지금 영화 시작한 거 안 보이냐고, 입 좀 다물라고 다그쳤다. 그 광경을 나와 같이 영화를 보러 왔던 지인은 처음 봤던 모양이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의 대화.
"좋게 좋게 말하면 되잖아. 저런 사람들은 화낸다고 안 바뀌어. 바꿀 수도 없는데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어?"
"나는 저 사람들이 바뀌길 원하는게 아니야. 그저 내가 영화를 보는데 방해되니까 그만 좀 하라는거지. 저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이 바뀌건 말건 거기에는 나는 관심이 없어. 하지만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음을 그 자리에서 말해주질 않으면 그 사람들은 계속 그 행동을 해."
정말 그렇다. 나는 그들이 도덕적인 변화가 있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게 영화관에서 한 번 말한다고 쉽게 될 일도 아닐뿐더러 내가 뭐라고 그들을 변화시키나. 그저 지금 하고 있는 무례한 행동을 멈추라고 할 뿐이다. 나는 조금 더 조용한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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