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다'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회말 2사 주자 만루 때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2득점을 만든 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018.5.11
'살았다'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회말 2사 주자 만루 때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2득점을 만든 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018.5.11연합뉴스

두산 베어스는 리그 내 다른 팀들에 비해 야수층이 두텁다. 내야진과 외야진 가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이는 두산이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두산은 그동안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1군에서 활약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을 보더라도 외부 영입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 중 한 명이 주전 외야수로 거듭난 박건우다. 팀이 기대한 외야 유망주로, 군 제대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1군 경기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2015년과 2016년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타율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린 지난해에는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도 어김없이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타격감을 유지하던 박건우는 지난 3일 옆구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의 부상에 대해 3~4주간 결장이 예상된다고 밝혔고, 적어도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남은 경기에서 그를 볼 수 없게 됐다.

공-수에서 존재감 컸던 박건우, 백업 야수가 메울 수 있을까

박건우 없이 경기를 치른 지난 4~5일 KIA와의 광주 원정 2연전에서 그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첫 날에는 정진호가, 이튿날 경기에서는 조수행이 주전 중견수로 나섰으나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백업 그 이상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박건우가 있는 외야진과 없는 외야진은 분명히 달랐다.

타선에도 영향을 줬다. 박건우를 대신해 3번 타순으로 선발 출전한 오재원이 이틀간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틀간 톱타자로 나선 최주환이 8타수 4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했고, 5일 3타점을 올린 김재호가 분전했지만 3번 타순에서 흐름이 끊겼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건우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2.68로 리그 타자들 중에서 26위, 팀 내 타자들 가운데선 5위다.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지난해에 비해서 활약상이 크게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후반기 타율 0.352로 전반기(0.312)에 비해 높았다.

타격감이 한창 올라오던 시기에 이탈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가장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까지 2주도 남지 않았지만 복귀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한 현 시점에선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해야 할 수도 있다.

콜업 기다리는 반슬라이크, 제대 임박한 정수빈

타격 부진으로 이천행 통보를 받은 외국인 타자 스캇 반슬라이크가 최근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6일 춘천 의암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는 1회말 첫 타석에서 류희운의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 달 19일 2군에 내려간 이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던 반슬라이크가 장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두산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4일 경찰청전에서 2루타를 기록했고, 5일 경찰청전에서는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콜업 가능성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1루,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해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큰 선수다.

설령 휴식기 전에 올라오지 못하더라도 9월 이후 전력에 가세한다면 정규시즌 우승 굳히기와 함께 통합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이 채워질 수 있다. 2위권 팀들과 간격이 벌어져 있는 만큼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반슬라이크가 서두를 이유는 없다.

여기에 '잠실 아이돌' 정수빈(경찰청)도 돌아온다. 제대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박건우가 복귀까지 3~4주가 소요된다면 휴식기 이후에는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지만 몸상태가 완벽할지는 미지수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한다면 정수빈의 복귀도 외야진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수분 야구'의 대표 주자인 두산도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주전 야수가 빠졌을 때 고민을 안고 가는 게 당연하다. 박건우의 부상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중에서 아시안게임에 가장 많은 선수가 차출되는 팀이라는 점도 하나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 40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두산 외야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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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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