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골 허용한 한국18일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골키퍼 조현우가 스웨덴의 골을 허용하고 있다. 2018.6.18
연합뉴스
전반전 20분에 마르쿠스 베리의 왼발 슛을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막아낸 조현우에게 페널티킥이라는 무거운 짐이 떨어진 것이다. 11미터 지점에 공을 세워놓은 스웨덴 주장 그랑크비스트는 흔들림 없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가볍게 조현우가 몸을 날린 반대 방향으로 굴려넣었다.
이후 남아있는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기에 신태용 감독의 플랜 B가 궁금했다. 72분에 구자철 대신 이승우가 들어가서 좀 더 빠른 공격 흐름을 갖추었지만 이미 스웨덴은 이 플랜 B까지 다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승우가 10분 만에 과감한 왼발 슛을 날려 스웨덴 골문을 정확히 노렸지만 수비의 핵 그랑크비스트가 전봇대처럼 길목을 잘 지키며 몸으로 막아냈다. 후반전 추가 시간 1분 만에 황희찬에게 극장 골 기회가 찾아왔지만 11미터 지점에서 솟구치며 이마로 노린 프리 헤더는 어이없게도 스웨덴 골문 왼쪽 기둥을 벗어나고 말았다.
신태용호가 그린 빠른 역습 상황은 전반전 34분 손흥민의 그것 말고는 없었다. 상대가 우리를 완벽하게 분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기 시작 후 27분 만에 왼쪽 풀백 박주호가 허벅지 근육을 다치는 바람에 교체 카드 한 장을 너무 일찍 써 버린 탓도 있고, 51분에 스웨덴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구자철의 무릎을 밟은 것에 대한 징계가 나오지 않은 점도 억울하지만 이 모든 것이 축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준비하지 못한 것이 한국 축구의 한계일 뿐이다. 이제 더 넘기 힘든 산으로 보이는 멕시코와 독일이 남았지만 재충전과 전술 정비 시간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는 방법 말고는 없다. 손흥민이라는 좋은 공격 자원을 두고도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또 고개를 숙이는 축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16강 셈법은 28일 오전 1시쯤 독일과의 경기를 모두 끝낸 뒤 하늘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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