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의 첫 빅매치라고 여겨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3-3 동점으로 끝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은 경기였다. 이번 글에서는 경기에 대한 분석과 요약을 담았다.

[전반전] 두 팀의 공격수가 만든 차이

이날 경기는 전반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2분 만에 호날두가 스페인 수비수 나초를 상대로 패널티킥을 얻어내 성공하면서, 시작부터 포르투갈이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포르투갈은 본래 강팀을 상대로는 철저한 수비와 역습 위주의 실리적인 경기를 추구하는 팀인데, 경기의 시작과 동시에 리드를 얻어내자 이러한 성향은 더욱 드러났다.

호날두의 골 이후로, 포르투갈은 수비 라인을 내리고 중원을 두텁게 함으로써 스페인의 공격적인 패스 축구를 막으려고 했다. 스페인은 이에 대항해 압도적인 볼 소유권을 가져가고, 이스코,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등으로 대표되는 환상적인 2선의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포르투갈의 중원을 뚫어내고자 했다.

그러나 마음 먹고 내린 포르투갈의 수비진을 뚫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날 4-4-2 전술을 들고 나온 포르투갈은 2명의 전방 전수를 제외한 8명의 선수가 수비를 하며 최종 수비 라인 바로 위의 공간을 두텁게 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두터운 중원을 뚫어내기 위해 중원과 공격진에 많은 수의 선수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수비 인원이 적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스페인은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포르투갈에게 위협적인 역습 찬스만을 많이 내주게 되었다. 만약 게데스가 호날두를 통해 만들어진 2번의 완벽한 찬스를 한 번이라도 골로 연결시켰더라면, 경기의 흐름은 포르투갈에게 완전히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스페인을 구원한 것은 코스타의 개인 기량이었다. 코스타는 공격권이 급격하게 전향된 상황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수비수 2명을 완벽하게 제쳐내며 골을 만들어냈다. 스페인은 전술적인 움직임의 성공을 통해 동점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스타의 개인 기량이 동점을 만들어 주었다.

동점이 되자 경기 양상이 조금은 안정적인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스페인은 계속해서 볼 소유권을 가지고 역전을 노렸으며, 포르투갈 역시 계속해서 수비와 역습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했다. 전반 막판까지 골이 나오지 않자, 양팀은 슬슬 전반을 정리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으나, 데 헤아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포르투갈의 수비진 스페인의 공격을 끊어내고 공격진에게 내준 롱패스를 호날두가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는데, 키퍼 정면으로 향했던 슛을 데 헤아가 놓친 것이다. 공격 상황 자체는 위협적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호날두의 슛은 그렇게 위협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데 헤아의 실수로 만들어진 골이었다. 어쨌든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냈고, 전반은 포르투갈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 공격진의 클래스를 보여준 스페인

포르투갈이 다시 한 번 리드를 가져가며 후반전은 스페인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자신들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바로 동점, 역전을 만들어냈다. 동점을 만들어낸 스페인의 완벽한 프리킥은, 온 플레이 상황에서의 포르투갈의 두터운 수비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동점을 만들어낸 이후로 계속해서 공격권을 가져가며 비교적 짧은 시간 만에 역전을 만들어냈다. 역전을 만들어 낸 나초의 환상적인 골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골 중 하나로 뽑힐 만한 골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스페인이 리드를 잡자,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포르투갈이 골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다급한 입장에 놓이게 되면서, 수비와 역습이라는 자신들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후 포르투갈은 볼 소유권을 가지고 공격을 전개하려고 했으나, 수비에 중점을 둔 스페인을 뚫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이후 포르투갈은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공격수를 투입하는데 사용하며 동점을 만들기 위해 애썼으나, 스페인의 베테랑 수비진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여유 있게 볼 소유권을 가져가며 승리를 굳혀갔다.

경기가 이대로 스페인의 승리로 끝나는가 싶었을 때, 후반 88분 호날두가 다시 한 번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역습 상황에서 롱패스를 받아 직접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 프리킥을 환상적인 궤적과 함께 성공시키며 경기의 주인공을 자신으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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