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과 어니스트'의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영화의 큰 줄기는 주로 어니스트가 읽고 들어 에델에게 얘기해주는 신문과 라디오 뉴스에 있다. 히틀러가 언제 집권해 유대인의 시민권을 박탈했으며 언제부터 전쟁태세에 돌입했고 체코슬로바키아의 반을 취득한 시기는 언제인지, 폴란드를 침공해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날이 언제인지 말이다.
또 언제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되었고 1930년을 전후한 당시 영국의 빈곤선은 어느 정도였는지, 당시 빈곤선 상위층은 주당 얼마를 벌었는지 언제 인류가 달에 갔는지도 알 수 있다. 전쟁 때문에 물을 조금밖에 사용할 수 없었고 전쟁 직후 노동당이 집권했으며 당시 고속도로가 처음 뚫렸고 어떤 당이 집권하든 식량 배급량은 계속 줄어들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처럼 에델과 어니스트가 직접적으로 겪은 사건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접한 사건이 더 많다. 우리네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역사의 한복판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변화의 당사자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건과 변화가 알게 모르게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우리나라 역사에 남을 촛불 혁명에 직접 참여했던,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던 반면 계속 오르기만 하는 물가와 집값, 스마트폰의 보급, 요동치는 세계 경제와 정세 등은 우리를 직간접적으로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것들이 지금 당장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거나 규정하진 못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규정하기에 결국 우리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네 평범한 삶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