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표팀 개최국 러시아가 홈 어드벤티지를 앞세워 16강 이상의 성적에 도전한다.

▲ 러시아 대표팀 개최국 러시아가 홈 어드벤티지를 앞세워 16강 이상의 성적에 도전한다. ⓒ 러시아축구협회 홈페이지


예측 불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확실한 절대 강자가 없는 A조다. 러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1시드를 배정받으면서 전체적인 4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은 대진이 형성됐다.

러시아는 개최국 어드벤티지를, 이집트는 모하메드 살라라는 '크랙'을 보유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정상급 골잡이 에딘손 카바니, 루이스 수아레스라는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최약체로 분류되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명장 후안 안토니오 피지 감독의 지도력에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 결코 무시못할 개최국 어드벤티지 효과는?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최소 조별리그 통과 이상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수월한 조편성은 다행스럽다. 강팀들을 모두 피한 대신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우루과이와 한 조에 속했다.

러시아는 2년 전 유로 2016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참패를 맛본 뒤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 체제로 탈바꿈했다. 가장 큰 변화는 수비진의 세대교체다. 오랫동안 러시아 대표팀의 터줏대감이었던 베레주츠키 형제,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 대신 빅토르 바신, 기오르키 이키아, 페드로 쿠드리야쇼프 등이 수비진의 중심축을 이뤘다. 하지만 체르체소프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바신, 이키아 대신 백전노장 이그나세비치를 재호출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벨기에, 칠레, 스페인과 비기고 아르헨티나에 0-1로 석패하는 등 가능성을 보였지만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가장 최근 열린 3월 평가전에서 브라질, 프랑스에서는 로만 노이슈타터, 블라디미르 그라나트, 이야 쿠테포트 등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각각 3골씩 내주며 체르체소프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게 했다. 

러시아의 플랜 A는 스리백이다. 3-5-2와 3-4-2-1을 병행한다.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라인을 뒤로 내려 선수비 후역습에 치중한다. 러시아가 월드컵에서 성공하려면 좌우 윙백 유리 지르코프와 알렉산드르 사메도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러시아의 공격은 주로 좌우 측면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스리백 위에서 앵커 역할을 수행하는 데니스 글루샤코프를 도와줄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알렉산드르 골로빈, 알렉산드르 에로힌, 알렉세이 미란추크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창의성과 기술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면 공격수 바로 밑에서 활약할 수 있는 알란 자고에프의 부활이 절실하다. 

최전방은 페드로 스몰로프가 건재하다. 수비 뒷공간 침투와 유연한 움직임을 이용해 골 냄새를 잘 맡고, 방점을 찍는다.

조편성뿐만 아니라 경기 대진도 괜찮다. 개막전 상대가 월드컵 본선국 최약체로 꼽히는 사우디 아라비아다.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다면 향후 2, 3차전을 조금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16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16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아시아축구연맹


사우디 아라비아 – 중동 강자의 부활, 'AGAIN 1994' 꿈꾼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 '깜짝 16강'에 오를 만큼 한때 아시아 축구를 주름잡았던 사우디 아라비아가 기나긴 암흑기를 벗어나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15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명장 마르크 판 마르바이크 효과에 힘입어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지난해 축구협회와의 마찰 끝에 결국 이별했다. 뒤이어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마저 2개월 만에 팀을 떠났고, 결국 후안 안토니오 피지가 소방수로 나섰다.

피지 감독은 칠레의 월드컵 진출 실패로 경질됐지만 2016년 칠레의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우승을 견인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피지 감독의 전술 컨셉은 많은 활동량과 역동적인 압박에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마르바이크 감독 체제에서 주로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역습을 통한 전술에 녹아들었다. 피지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고 습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피지 감독은 짧은 기간 동안 선수 파악과 실험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 8번의 A매치에서 3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3월 우크라이나,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 16일 그리스전에서는 2-0으로 승리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중용받지 못한 후사인 알 모가위, 살렘 알 도사리, 압둘라 오타이프가 피지 감독 체제에서 큰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사우디 아라비아 최고의 스타는 골잡이 모하메드 알 샤흘라위다. 예선 14경기에서 16골을 몰아치는 등 뛰어난 골 감각과 라인 브레이킹이 뛰어나 피지 감독이 반드시 활용해야 할 자원이다. 또, 2선에서 정교한 패스로 찬스를 생산하는 타이세르 알 자삼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월드컵 성패를 좌우할 열쇠다. 

모하메드 살라 이집트가 특급 에이스 살라를 앞세워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 모하메드 살라 이집트가 특급 에이스 살라를 앞세워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 아프리카 축구연맹


이집트 – '크랙' 살라 앞세워 28년의 한풀이

1990년 이후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 나들이에 나선다. 이집트는 네이션스컵에서 최다우승(7회) 우승을 차지하며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강자로 알려져있지만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명장 엑토르 쿠페르 감독 체제 하에 이집트는 실리 축구를 통해 아프리카 최종예선에서 콩고, 가나, 우간다 등 난적들을 물리치고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은 이집트가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요소다. 아메드 헤가지가 이끄는 포백 라인은 안정감이 돋보이고, 3선에서 타레크 하메드-모하메드 엘네니 콤비의 중원 장악력은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한다. 엘네니는 소속팀 아스날에서 다소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특유의 활동량과 전투적인 플레이, 볼배급, 경기 조율까지 관여한다. 엘네니의 다소 부족한 세밀함을 하메드가 채워주며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집트가 가장 자랑하는 무기는 모하메드 살라다. 살라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했다. 32골로 득점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EPL 올해의 선수상도 거머쥐었다. 기본 위치는 오른쪽이지만 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공수에 기여한다.

살라의 집중 견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살라가 막히면 압달라 사이드, 트레제게 등이 풀어내야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 사이드는 정교한 킥과 창의적인 플레이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고, 트레제게는 살라 못지않은 테크닉과 일대일 돌파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루과이 대표팀 명단 우루과이가 에딘손 카바니, 루이스 수아레스 황금 투톱을 앞세워 2010 남아공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우루과이 대표팀 명단 우루과이가 에딘손 카바니, 루이스 수아레스 황금 투톱을 앞세워 2010 남아공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우루과이 축구협회


우루과이 – 남부럽지 않은 최전방 화력

예감이 좋다. 최상의 대진운이다. 우승후보를 모두 피했다. 자신들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와 한 조에 속했다. 우루과이는 8년 전 4강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루과이는 남미예선에서 평균 42%의 점유율에 그쳤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동안 우루과이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막차행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남미예선에서 2위로 통과할만큼 한층 여유가 넘쳤다.

전체적으로 단단한 조직력과 안정감이 돋보인다.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은 2006년부터 12년 동안 우루과이 대표팀을 맡고 있다. 그만큼 골격이 튼튼하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 우루과이의 자랑은 단연 에딘손 카바니-루이스 수아레스 투톱이다. 우루과이는 남미예선 18경기에서 32골을 몰아쳤는데 이 가운데 카바니(10골), 수아레스(5골)이 팀 득점의 47%를 차지했다.

허리는 마티아스 베시노, 페데리코 발데르데 등 유능한 신예들이 이끌고 있으며, 후방은 월드클래스 센터백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가스톤 실바, 호세 히메네스, 막시 페레이라가 짜임새 있는 포백을 형성한다.

견고한 수비와 투톱의 파괴력이 적절하게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러시아 월드컵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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