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곡 'OOH-AHH하게'부터 최신곡 '왓 이즈 러브?'까지. 8연속 히트 행진에 걸맞게 히트곡만 불러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트와이스는 이번 콘서트에서 앙코르까지 총 3시간 45분 동안 모든 걸 다 쏟았다. 타이틀곡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발표한 총 8장 앨범의 수록곡과 스페셜 커버 무대, 그리고 마음에 간직해둔 솔직한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이곳은 '트와이스 랜드'였다.
지난 18일~20일 총 3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트와이스의 두 번째 투어콘서트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의 마지막날 공연 현장을 전한다.
커버무대로 감춰진 매력 선보여
▲ 트와이스 지난 18일~20일 총 3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트와이스의 두 번째 투어콘서트 <트와이스랜드 존2: 판타지 파크>가 열렸다. ⓒ JYP엔터테인먼트
▲ 트와이스 개인적으로 보아의 'Valenti' 커버 무대가 가장 좋았다. ⓒ JYP엔터테인먼트
원스(트와이스 팬덤)의 함성으로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첫 정규앨범의 수록곡 '널 내게 담아'를 부르며 등장한 트와이스는 'OOH-AHH하게', 'CHEER UP', 'Likey'로 분위기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1년 4개월만의 콘서트인 만큼 첫 번째 콘서트 이후 발표한 첫 정규앨범 < Twicetagram >, 미니 5집 < What is Love? > 등에 실린 곡들을 부르며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무대를 여럿 선보였다.
다른 가수의 커버무대는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였다. 공연이 중반으로 향해갈 즈음 이들은 보아의 'Valenti' 커버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유닛으로서 다양한 커버 무대들을 이어갔는데, 첫 무대는 다현의 솔로였다. 다현은 비의 'Rainism'을 절도 있는 안무로 소화하며 카리스마를 뽐냈고 이어 모모-지효-쯔위는 비욘세의 'End of Time'으로 섹시미를 선보였다. 나연-정연은 백지영(Feat.택연)의 '내 귀에 캔디'를 듀엣으로 부르며 끈적끈적한 케미를 보였다. 끝으로 미나-사나-채영은 왁스의 '오빠'를 깜찍발랄하게 불러 팬들을 무장해제시켰다.
다같이 꾸민 커버인 위너의 '릴리릴리' 무대도 흥 넘치는 시간이었다. 커버 무대로 트와이스 멤버들은 평소에 꺼내지 않았던 매력을 꺼내놓았다.
앙코르 때 들려준 속마음
'Heart Shaker'를 마지막으로 총 26곡을 부르며 2시간 45분의 본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들이 수시로 꺼냈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뒤이어 1시간가량 추가로 진행된 앙코르 무대는 또 다른 콘서트 같았다. 트와이스 멤버들은 평소에 하지 못한 속마음을 이 시간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제가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 됐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지 정말 모르겠다. 너무 행복하고 너무 감사하다." (사나)
벅찬 표정으로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한 사나는 이 자리에 온 부모님에게 일본어로 말을 건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모모는 "노래 중에 원스 한 명 한 명을 쳐다봤는데 눈이 너무 예뻤다"며 "원스의 눈을 볼 때 너무 행복하다. 제가 트와이스로 활동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연은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제 꿈을 이뤘다는 것도 행복한데 저 자신보다 저를 더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원스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큰 목소리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를 외쳤다.
▲ 트와이스 지효, 쯔위, 모모 ⓒ JYP엔터테인먼트
"최근에는 콘서트 생각만 한 것 같다. 힘든 일이 있어도 콘서트할 생각에 다 괜찮았다. 3일 동안 공연하면서 너무 행복해서 무서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사랑이 변할까봐) 너무 무서웠다. 그런데 오늘 원스가 이렇게 응원해주는 걸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오늘을 추억하는 날이 와도 서로의 기억에 이 순간이 있는 거니까 무섭지 않겠다, 괜찮겠다 싶었다." (나연)
펑펑 눈물을 흘린 나연 다음으로 쯔위가 소감을 이어갔다. "이 무대에 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걸 알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꿈인데 이렇게 설 수 있어서 감사하다. 가족처럼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하고 이 순간들을 잘 기억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소감을 이어가던 쯔위도 중국어로 소감을 말하자 눈물이 터졌다.
"일단 너무 감사하다. 솔직히 너무 좋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맙다는 말밖에 생각이 안 난다. 수고해준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팬분들이) 저희를 보고 행복해 해주셔서 그게 너무 좋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건, 맛있는 걸 먹거나 좋은 음악만 들어도 행복해지기에 비교적 쉬운 일인데 남을 행복하게 하는 건 어려운 일 같다. 우리를 보고 행복해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채영)
이어 다현은 "'인생은 혼자야' 이런 말을 많이 듣는데 원스와 저희가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해서 혼자가 아닌 것 같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석의 부모님과 회사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진영, 우영, 닉쿤, 희철, 규현, 스트레이키즈 등이 이날 공연을 찾았는데 다현의 소개에 박진영은 일어서서 객석에 인사를 하기도 했다.
미나는 "이번 콘서트에서 저는 되게 많이 긴장했다"며 "불안해서 전날 잠도 잘 못잤는데 3일 동안 이렇게 달릴 수 있었던 건 원스 여러분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서 잘 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뒤에서 진짜 많이 챙겨줬다"며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여러분도 행복한 시간이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도 저희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30대가 되고 40대가 되고 할머니가 돼서 이 순간이 너무 그리우면 어떡하지 싶다. 이 사랑이 마지막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자주 한다. 진짜 너무 고맙다. 연습생 때 박진영 PD님, 2PM 선배님들 공연 보면서 나는 언제쯤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고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지금 더 기쁜가보다. 다음 콘서트 때 우리 또 만나자." (지효)
긴 연습생기간을 거쳐서인지 지효는 기다림의 시간들이 스쳐가는 듯 이날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다. 팬분들이 주는 사랑이 너무 커서 이것이 사라질 날이 오는 게 두렵다는 나연과 지효의 공통된 속마음에 원스는 "영원하자", "사랑해" 하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후 트와이스는 끝으로 타이틀곡 메들리를 부르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데뷔 후 팬과 대중으로부터 받는 사랑이 커질수록 트와이스 아홉 멤버가 느끼는 행복감과 감사는 그에 비례해 커지고 있었다.
▲ 트와이스 나연, 정연, 모모, 사나, 미나, 지효, 다현, 채영, 쯔위 ⓒ JYP엔터테인먼트
▲ 트와이스 3일간 잠실실내체육관의 총 1만 8000석 티켓이 매진을 기록했다. ⓒ 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