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필사한 '커피소년' 가사집. 커피소년이 노래연습을 할 때 내 가사집을 보기도 한다.
김태리
'어덕행덕'은 어차피 '덕질'할 거면 행복하게 '덕질'하자는 뜻의 신조어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의 주문을 세상에 외치는 커피소년을 향한 나의 덕질은 모두 '행복'이라는 두 글자에 닿아있다. 커피소년의 음악들은 힘들거나 외롭거나 괴롭거나 많은 순간에 위로를 받았던 곡들이니까 그에 대한 보답으로 편지도 쓰고, 선물도 부지런히 보내는 것은 인지상정.
삼십대 중반에 덕질을 하면 누군가는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이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가수를 알리고 음악을 전파하며 내 팬심을 자랑하는 데 결코 부끄러움이 없다. 나름대로 수준있는 팬질이어야 했다.
가삿말 하나하나가 콕콕 와닿아 빠져들었던 팬심은 수많은 발표곡들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꾹꾹 눌러 하나씩 받아쓰기 하다보니 가사들이 막 살아나 한곡한곡 작사하고 음을 붙이는 작업들이 그려졌다. 가사를 따라쓰다가 더 빠져들었다는 나의 덕질. 나의 가사 필사노트는 작년 생일 커피소년에게 생일선물로 전해졌다.
커피소년은 노래 연습할 때마다 내가 선물한 가사집을 펼쳐놓고 연습해줘서 많은 팬들이 항상 내 글씨를 칭찬해준다. 그렇다. 나는 '성덕'(성공한 덕후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커피소년 사랑과 글씨 사랑은 캘리그라피라는 세계로 입문하게 됐고 꾸준한 연습으로 이어졌다.
▲커피소년의 '무심하게 툭' 가사를 직접 쓴 것.
김태리
소소하지만 커피소년을 덕질한 덕분에 나는 캘리그라퍼가 되었고 작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나는 처음 커피소년의 노래를 들으며 커피소년의 가사들을 쓰다가 글씨 쓰는 재미를 알았던 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덕질을 이어나갈 것이다. 뭐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던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커피소년'이니까. 나의 덕질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게 했고 글씨를 쓰게 했으며 직업으로 이어질 준비과정에 있다. 지금처럼 처음의 마음으로 꾸준한 팬이 될 것이다.
▲커피소년의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를 캘리그라피로 쓴 것이다.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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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뭐하는 짓이냐" '덕질' 유부녀의 일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