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엘라이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handicap)를 가진 청소노동자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엘라이자에게 출근 전 목욕은 가장 중요한 일과다. 그녀에게 욕조와 물은 희열을 맛보기 위한 소중한 공간이다. 들리긴 하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그녀지만 그녀에게 말을 하지 못함은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다.
정작 장애를 가진 그녀는 자신의 결함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보다 완벽한 듯이 보이는 그녀의 주변인들은 타고난 핸디캡이 아닌 사회의 시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핸디캡을 갖고 있으며 그래서 더 그 결함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계약을 거절당하는 '대머리' 화가 자일스는 성소수자다. 워킹맘으로 열심히 살지만 '인종차별'(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60년대 초)의 위험에 노출되어있고 무능한 남편 때문에 늘 쳇바퀴 도는 인생을 사는 젤다도 있다.
아마존에서 잡아온 괴생명체에게 절단된 손가락을 억지로 접합하여 썩을 때까지 버리지 못하는 고위관리 스트릭랜드. 그는 워싱턴 D.C.에서 살지 못하는 '결함'을 캐딜락으로 채우려 한다. 소련 스파이로 미국에 잠입하지만 조국을 위해 일하다 결국 조국에 의해 버림받은 드미트리도 있다.
이런 이들을 비웃듯이 엘라이자는 자신의 땅과 물을 떠나온 (어쩌면 핸디캡을 느꼈을) 괴생명체에게 마음을 열고 삶은 달걀을 매개로 소통 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생각했던 그녀의 핸디캡은 더 이상 핸디캡이 아니다.
영화 내내 물이 흐른다, 사랑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