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중 한 장면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중 한 장면 ⓒ (주)디스테이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정방향의 시간을 사는 만화학도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 분)와 이와 반대로 역방향의 시간을 살아가는 '에미'(고마츠 나나 분)가 단 한 번 20살이 되어 함께하는 30일간의 기적 같은 사랑을 그린 타임 판타지 로맨스다. 엇갈리는 시간 속 펼쳐지는 눈물의 러브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여러 로맨스 영화 중 기억에 남는 영화를 여럿 봤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까지.

로맨스 영화에는 단골처럼 사용되는 소재가 있다. 바로 '시간(Time)'. 어떻게 영화에 녹여내느냐가 다르긴 했지만,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처럼 '시간'이라는 소재를 표현해내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타임슬립(시간여행)을 소재로 해 로맨스라는 장르를 풀어냈는데, 이 영화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동시에 현재로 수렴한다. 주인공 타카토시와 에미는 시간이 서로 반대로 흐르는 두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5년에 한 번씩 특수한 현상으로 인해 30일씩 같은 세계에서 만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해하기 힘들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충분한 감동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아니, 어쩌면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서로 어린 시절의 상대방을 만나는 주인공, 30일간의 사랑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주인공들은 서로의 어린 시절을 향하게 된다. 타카토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 에미를 만나게 되고, 에미는 타카토시의 어린 모습을 만나게 된다.

타카토시가 15살일 때 에미는 25살, 타카토시가 25살일 때 에미는 15살이다. 그리고 에미가 35살일 때 타카토시는 5살, 에미가 5살일 때 타카토시는 35살이다. 그 중간 지점에서 서로가 동갑이 되는 나이가 '20살'일 때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두 주인공은 30일간의 사랑을 하게 된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영화 장면.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중 한 장면. 타카토시(후쿠시 소타)와 에미(고마츠 나나).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영화 장면.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중 한 장면. 타카토시(후쿠시 소타)와 에미(고마츠 나나). ⓒ (주)디스테이션


영화를 다 보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영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시각을 따로 나눠봐야 하는데, 타카토시의 관점에서 보면 타카토시의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에미는 하루하루 어려진다. 즉, 에미는 타카토시와 함께했던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어려진다는 게 과거의 에미를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타카토시의 어제는 에미의 내일이 되는 것이다. 즉, 타카토시의 기억에는 있는 내용이 에미에게는 아직 없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30일간의 여정을 하루하루 섬세하게 표현한다. 첫날 지하철에서 우연히 에미를 본 타카토시는 한눈에 '이 사람이다'라는 직감을 하게 되고, 소심한 성격이지만 용기를 내 말을 건다. 그리고 고백을 하게 되고, 둘은 빠르게 가까워진다.

독특한 설정, 예쁜 색감에 감동까지...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스틸컷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어떠한 영화를 봤다고 해도,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 영화는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엄청 슬퍼서 눈물이 펑펑 나는 영화는 아닌데, 가슴이 이렇게 저려오는 느낌을 줄 수 있는지 놀랄 정도였다. 주인공 여자인 에미는 영화 속 중간중간 눈물을 보이는데, 그 눈물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 눈물이 곧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서로가 사는 세계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고 있다는 설정이 참 독특해서 눈에 띄었고, 그래서 더욱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아무 손색이 없는 영화였다. 색채가 참 예뻤고, 주인공 남녀의 사랑에 감동받았다.

이 영화는 한 가지를 확실하게 말한다. 영화 속 타카토시와 에미는 서로 같은 날에 있을 때, 어제나 내일을 기약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바로 이 순간, '지금'이라는 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사랑할 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같은 시간에 사는 우리도 '지금'이라는 순간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이라도 더 챙겨줘야 하지 않을까 돌이켜본다.

타카토시 역의 후쿠시 소타와 에미 역의 고마츠 나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예쁜 커플인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포스터.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포스터. ⓒ (주)디스테이션



덧붙이는 글 본 글은 루나글로벌스타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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