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민병헌

두산 민병헌 ⓒ 두산 베어스


두산이 2경기 연속 타선이 폭발하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더욱 가까이 갔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0일 통합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NC 다이노스를 14-3으로 크게 제압했다. 이제 두산은 남은 4,5차전에서 한 경기만 승리하면 정규리그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고 있는 광주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두산은 1번 타자 민병헌이 2회 만루 홈런을 포함해 2안타6타점을 폭발시켰고 박건우와 오재일, 박세혁도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단일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만루 홈런이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반면에 NC는 믿었던 에이스 에릭 해커가 3.2이닝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면서 크게 힘을 써보지 못하고 2경기 연속 10점 차 이상의 대패를 당했다.

가을야구 0.68의 해커도 막지 못한 두산의 강타선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1,2차전을 나눠 가진 NC와 두산에게 3차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승의 여유를 갖는 것과 마지막 경기에 몰리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특히 NC의 경우 3차전에서 승리한다면 4차전 선발 투수 기용을 두고 탄력을 가질 수 있지만 해커가 등판하는 3차전을 놓치면 1차전 선발이었던 장현식을 4차전에서 앞당겨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4차전 선발 투수로 정수민을 예고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인생경기를 펼쳤던 노진혁을 2번3루수로 전진배치했고 플레이오프에서 연일 호수비 행진을 이어간 김준완이 9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17득점을 쏟아냈던 2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2차전에서 엉덩이에 공을 맞고 다음 이닝에 교체됐던 민병헌도 정상적으로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NC의 에이스 해커는 올 시즌 가을야구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68로 완벽한 투구내용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해커도 물이 오른 두산 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다. 두산은 2회 공격에서 오재원의 투수 땅볼 때 해커의 악송구로 선취점을 뽑은 후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민병헌이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5점을 선취했다. NC도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김태군, 김준완의 연속 적시타로 곧바로 2점을 따라가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양 팀의 타격전은 3회에도 계속 이어졌다. 두산은 3회초 1사 후 오재일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1점을 도망갔고 NC도 3회말 김태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갔다. 3회가 끝났을 때 해커와 마이클 보우덴의 투구수는 각각 71개와 74개였다. 결국 해커는 4회 2사 후에 구창모로 교체됐고 보우덴 역시 4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함덕주로 교체됐다.

경기는 중반부터 구창모와 함덕주의 영건 좌완대결로 이어졌고 먼저 무너진 쪽은 투구수 30개를 넘기며 힘이 빠진 NC의 구창모였다. 두산은 6회초 공격에서 류지혁의 몸 맞는 공과 박건우의 볼넷, 김재환의 적시2루타로 구창모를 강판시켰다. 두산은 이어진 기회에서 박세혁,오재원,민병헌,박건우의 적시타와 허경민의 밀어내기 볼넷을 묶어 스코어를 14-3까지 벌렸다. NC에게 백기를 받아내기 충분한 점수 차이였다.

김태형 감독은 스코어가 11점까지 벌어졌음에도 함덕주를 계속 마운드에 올리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함덕주는 6회 2사까지 아웃카운트 8개를 잡고 마운드를 김승회에게 넘겼다. 김승회 역시 단 14개의 공으로 4개의 아웃카운트를 완벽하게 처리했고 두산은 이후 이용찬, 김명신이 차례로 등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차전에서 세 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던 마무리 김강률이 굳이 나올 필요도 없을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만점짜리 백업포수 박세혁, 교체 선수로 4출루 경기 완성
상무시절이던 2015년 타율 .350 15홈런73타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음에도 박세혁은 그저 야구팬들에게 박철우 코치의 아들로만 알려져 있었다. 작년 시즌 양의지의 백업포수로 활약하며 87경기에 출전했지만 쏠쏠한 장타력에도 불구하고 타율이 .209에 그치며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실력으로는 제3의 포수에 가깝지만 최재훈(한화 이글스)의 부상 때문에 운 좋게 양의지의 백업으로 1군에 생존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박세혁은 올 시즌 양의지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97경기에서 타율 .284 5홈런26타점41득점이라는 쏠쏠한 성적을 올리며 두산의 확실한 '제2포수'로서 입지를 굳혔다. 두산에서도 박세혁의 포지션 경쟁자 최재훈을 트레이드시키며 박세혁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 양의지가 이런 저런 부상으로 33경기에 결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세혁의 존재는 두산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박세혁은 가을야구에서도 두산의 든든한 백업포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차전에서 볼넷 출루, 2차전에서 1안타1득점을 기록한 박세혁은 3차전에서도 양의지의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2회 대타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한 후 해커의 실책 때 결승득점을 기록한 박세혁은 3회 볼넷에 이어, 5회에는 2루타를, 6회에도 적시타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4출루 경기를 만든 박세혁은 수비에서도 투수들을 잘 리드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최소 5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던 선발 보우덴이 3이닝 만에 무너졌지만 두 번째 투수 함덕주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날렸다. 올 시즌 불펜으로 등판한 11경기에서 2승2홀드 0.50을 기록했던 함덕주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 모두 등판해 5이닝2피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차전에서 투구수를 26개로 끊은 함덕주는 4차전에서도 승부처가 되면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반면에 NC는 믿었던 에이스 해커가 3.2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김경문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구창모가 34개, 임창민이 26개의 공을 던지며 4차전에서도 불펜 운영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됐다. 무엇보다 2,3차전을 합쳐 두 경기에서 무려 31점을 내주며 두산 타선의 기를 완전히 살려줬다는 점이 NC에게는 가장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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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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