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랭킹 1위 정현(세계 49위)이 24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윈스턴-세일럼 오픈 16강 전에서 노장 쥘리엥 베네토(프랑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진행되는 이 대회에서 정현은 한층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첫 세트를 6-4로 이기고, 두 번째 세트 1-1에서 상대가 부상으로 기권, 8강에 안착했다.

정현의 이번 8강 진출이 관심을 끄는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투어 대회에서 지금까지 최고 기록인 4강을 넘어서 결승 진출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28일 개막하는 올해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유에스 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어서이다.
 세계프로테니스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차세대주자 연말결산대회 메인 화면.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정현선수이다.

세계프로테니스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차세대주자 연말결산대회 메인 화면.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정현선수이다. ⓒ 세계프로테니스협회 홈페이지


정현은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BMW 오픈에서 4강전에 오르는 수확을 거둔 바 있는데, 이번에는 이를 넘어서 결승 진출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8강 진출자 중 정현이 속한 그룹 4명 가운데 최고 시드 선수는 스티브 존슨(6번 시드, 세계 46위)으로 랭킹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얼마든지 해볼 수 있는 상대이다.

정현은 4강에 오르기 위해 먼저 8강전에서 다미르 줌허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넘어서야 한다. 다미르 줌허르는 신장 175센티미터의 비교적 단신으로 빠른 발이 주무기이다. 하지만 정현은 수비폭이 넓고 받아치기에 능해, 질 가능성보다는 이길 확률이 높은 편이다.

만일 줌허르를 누르고 정현이 4강에 오른다면 스티브 존슨-카일 에드먼드(영국) 전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게 되는데, 둘 다 정현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다만 존슨과는 세계 랭킹에서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고, 에드먼드는 랭킹에서 정현 보다 아래여서 충분히 승산 있는 경기가 될 듯 하다.

정현은 이번 대회 8강에 오르기까지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적지 않았고, 서비스 더블 폴트도 평소보다 많은 등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비해 한층 여유있고 자신감 있는 경기자세로 매번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 28일 개막하는 유에스오픈 대회 때쯤은 경기 리듬이 오히려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윈스턴-세일럼 대회에서 결승전에 오르고, 이어지는 유에스오픈에서 3회전 정도만 진출한다면 정현은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의 세계 최고 랭킹 기록이었던 36위 이상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태이다.

이와 함께, 정현이 이번 대회와 유에스오픈에서 선전할 경우 세계프로테니스협회(ATP)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만 22세 이하 차세대(NextGen)선수들의 한해 결산 파이널 대회(11월 이탈리아 밀라노) 진출도 한층 유력해진다. '넥스젠 파이널스'로 명명된 이 대회는 22세 이하 선수중랭킹 8위까지를 뽑아 라운드 로빙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현은 8월 24일 현재 차세대선수 랭킹 8위로 턱걸이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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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마이공주 닷컴(mygongju.com) 시골이야기 코너에도 실렸습니다.
정현 테니스 유에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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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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