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멜로 루카쿠 선수가 에버튼에서 맨유로 이적한다고 보도한 BBC 기사

로멜로 루카쿠 선수가 에버튼에서 맨유로 이적한다고 보도한 BBC 기사 ⓒ BBC갈무리


놀라운 이적 소식이 세계 축구를 강타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영국 언론 BBC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에버튼 FC 소속의 로멜루 루카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기사를 보도한 것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25골을 성공시킨 루카쿠가 에버튼을 떠나는 것은 확정적이었다. 이적의 여부보다는 루카쿠가 새롭게 합류할 팀이 어떤 클럽인지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시즌 말미부터 쏟아진 뉴스에 의하면 역시 루카쿠의 전(前) 소속팀인 첼시가 루카쿠를 데려올 클럽으로 가장 유력했다.

그러나 루카쿠의 행선지로 유력한 클럽은 첼시가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축구 팬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맨유는 그간 스페인의 차세대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를 줄곧 원하는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달랐던 것 같다. 맨유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구단 측에 모라타보다 루카쿠를 필요로 한다는 의견을 진작에 제시했고, 무리뉴 감독의 요구에 따라 맨유가 움직인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즉, 모라타 이적설은 맨유의 '작전'에 가까웠던 셈이다.

아직 루카쿠 이적에 대한 공식적인 오피셜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공신력이 대단히 높은 BBC를 통해 루카쿠의 맨유 이적이 알려진 것으로 봤을 때 루카쿠의 맨유행은 확정적이다. 7500만 파운드의 이적료가 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수년 간 EPL을 거쳐 지난 시즌 탑클래스 공격수 반열에 오른 루카쿠를 데려오는 것은 맨유가 이득이란 의견이 더 지배적이다.

문제는 첼시다. 루카쿠 영입을 자신했지만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때문에 루카쿠는 물론이고 이적 시장에서 전체적으로 지지부진한 첼시의 모습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주름만 깊어지고 있다.

떠오르는 2015-2016 시즌의 악몽

   참혹했던 첼시의 2015-2016 시즌

참혹했던 첼시의 2015-2016 시즌 ⓒ 위키미디어


아직 이적 시장이 상당 기간 남아있기에 첼시가 이적 시장 종료 후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첼시 팬들 입장에서는 현재 첼시의 행보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최근 첼시는 이적 시장에서의 안일한 행보로 대실패를 맛 본 클럽이다. 첼시는 2014-2015 시즌 현재 맨유의 감독인 무리뉴의 지휘 아래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에 취했던 것일까. 첼시는 다음 시즌을 맞이하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페드로 로드리게스 영입 이외에 이렇다 할 영입을 하지 않은 채로 시즌에 돌입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디펜딩 챔피언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첼시 수비의 기둥이었던 존 테리는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고, 아자르를 필두로 한 공격은 상대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선수 구성이 이전 시즌과 크게 변함이 없다 보니 전술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상대는 첼시의 일관된 전술에 쉽게 대응하면서 첼시를 무너뜨렸다. 결과적으로 첼시는 2015-2016 시즌 리그에서 10위에 그쳤고, 첼시의 우승을 이끌었던 무리뉴는 시즌 초반 감독직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겪었다.

소극적인 이적 시장에서의 행보로 큰 실패를 경험한 첼시로서는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겠지만 현재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일단 루카쿠를 맨유에게 빼앗긴 것이 치명적이다. 첼시의 주전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는 현재 클럽과 콘테 감독과의 불화로 이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르곤 하지만 코스타만큼의 득점력을 가진 공격수는 드물다. 확실한 골게터 없이 시즌을 시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그림은 아니다.

공격수 영입 측면에서는 현재 처한 상황이 2015-2016 시즌을 준비하는 상황보다 좋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2015-2016 시즌을 대비해 첼시는 검증된 공격수인 페드로를 영입했었고, 한 때 '인간계 최강'이라 불리던 라다멜 팔카오도 데려왔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2015-2016 시즌에 부진했기에 좋은 영입이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름값 있는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실패한 경험을 첼시는 잊어서는 안된다. 루카쿠의 맨유 이적을 대체할 공격수의 영입이 없다면 더 큰 실패가 첼시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시험대 앞에 선 첼시 

   아직까지는 추운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는 콘테

아직까지는 추운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는 콘테 ⓒ Flickr


코스타의 이적과 루카쿠의 맨유행으로 첼시 공격진은 비상이 걸렸지만 다른 포지션에서는 다행히도 청신호가 아직 켜져있다. 여전히 영입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수준급의 선수들이 이미 첼시와의 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 선수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바로 AS로마의 안토니오 뤼디거와 유벤투스의 알렉스 산드로, 그리고 AS모나코의 티에무에 바카요코다.

먼저 독일 출신의 수비수 뤼디거는 부족한 중앙 수비수 자원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첼시는 케이힐-루이즈-아스필리쿠에타로 이어지는 확고한 쓰리백 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약점도 뚜렷하다. 케이힐이 빌드업 상황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풀백 출신의 아스필리쿠에타는 공중볼 경합에 어려움을 겪었다. 뤼디거는 비교적 빌드업에 능하고 190cm에 달하는 신장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약점 해결에 적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풀백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플레이 능력은 덤이다.

유벤투스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주역인 산드로의 영입도 첼시에게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첼시의 주전 왼쪽 윙백이었던 마르코스 알론소는 스피드가 단점인 선수다. 반면 산드로는 빠른 스피드가 주무기다. 빠른 속도는 물론이고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력도 지니고 있는 선수다. 산드로는 알론소를 밀어내고 단번에 주전으로 활약 가능한 실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기에 첼시는 현재 7000만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를 유벤투스에게 지불할 의향이 있다.

바카요코 또한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된다. 콘테 감독의 전술상 현재 첼시의 중앙 미드필더는 다방면에서 활약이 가능한 선수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바카요코는 공수 양면에서 고른 활약을 하며 AS모나코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공격 혹은 수비에 특화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네마냐 마티치 대신 은골로 캉테의 파트너로서 바카요코가 어울려 보인다.

수준급의 공격수만 영입할 수 있다면 첼시의 영입 시장은 비교적 잘 마무리 될 수 있다. 공은 이제 콘테에게 넘어왔다. 지난 시즌 과감한 쓰리백 전술로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지난 시즌 첼시는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않아 리그 운영에 있어서 체력적으로 경쟁팀에게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 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었다. 챔피언스리그 출장은 경기수의 증대를 의미한다. 무리뉴의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획일되고 뻔한 전술 안에서 비슷한 선수가 나서는 것은 챔피언스리그와 EPL에서의 동반 실패의 지름길이다.

특히 타 리그에 비해 EPL은 평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우승팀 첼시를 비롯해서 모든 팀들이 쉬어갈 만한 경기가 없다. EPL 경험이 있었던 무리뉴도 한층 성장한 EPL 중위권 팀들의 전력에 무너졌다. 또한 EPL은 겨울 휴식기가 없다. 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겨울 휴식기 없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대의 도전 속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도전과제를 부여 받은 콘테다.

콘테도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른 시기부터 구단에게 여러 선수의 영입을 확고하게 요구했지만 아직 확실한 영입 소식이 없기에 답답할 콘테다. 예전처럼 첼시만 EPL 팀 중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시기는 끝났다. 모든 팀들이 거액의 이적료와 주급으로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적 시장부터 EPL의 치열함을 새롭게 경험한 콘테와 첼시가 진정한 시험대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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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쿠 첼시 콘테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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