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부진으로 울상' 롯데는 이정표 잃은걸까.

5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던 롯데가 6월 들어 4승 12패, 추락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경기 운영이 어려워지던 롯데는 최근 타선의 부진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며 완전한 라인업을 꾸리는 데도 벅찬 상황이 됐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이정표를 잃은 모습같다.

 올 시즌, 레일리의 피홈런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성적 또한 좋지 않다.

올 시즌, 레일리의 피홈런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성적 또한 좋지 않다. ⓒ 롯데 자이언츠


체력 저하? 잇따른 선발투수의 부진

경기 내용 자체도 힘들었다. 특히 선발 투수가 초반부터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5월까지 17개의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롯데였지만 6월에는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오더지 제출 실수로 인해 그날 선발투수였던 노경은이 4번타자로 들어서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한 날이었다.

무엇보다 박세웅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크다. 4월까지만 해도 타자들을 잘 상대했던 브룩스 레일리는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장타와 볼넷 허용이 늘어났고, 탈삼진 개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6월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휴식 차원에서 1군에서 말소되었지만 그마저도 송승준의 부상으로 인해 지난 18일 넥센전에서 선발로 기용 부진을 면치 못했다(4.1이닝 5실점).

다른 외국인 투수인 닉 애디튼은 6월들어 2경기 8.1이닝 15자책점이라는 안타까운 기록을 남기며 1군에서 말소되었고, 박진형은 6월 첫 선발 등판에서 부진한 이후 불펜으로 기용되고 있다. 김원중 또한 6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7일 말소되었다.

선발투수들이 초장에 무너지면서 불펜투수들도 잦은 등판에 허덕이고 있다. 배장호, 윤길현, 이명우, 장시환, 강동호 등 불펜 투수들의 책임 이닝이 늘어나면서 롯데의 마운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한 줄타기를 하고있다.

롯데가 절실히 바라는 점은 '대체 선발'의 호투다. 김유영은 14일 기아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노경은은 6월 첫 QS를 기록하는 쾌조의 투구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또한 완전히 선발로 자리잡기에는 아직까지 확신이 없다.

 4번타자이자 주장을 맡고있는 이대호의 부진은 그만큼 뼈아픈 현실이 되어 찾아왔다

4번타자이자 주장을 맡고있는 이대호의 부진은 그만큼 뼈아픈 현실이 되어 찾아왔다 ⓒ 롯데 자이언츠


더위와 함께 찾아온 타선 기복

5월까지 롯데 타선은 이전의 명성을 되찾은 것 같았다. 이대호의 복귀와 함께 번즈의 활약도 이어졌고, 그 외에도 다양한 선수들의 활약이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들을 보여주었다. 기록적인 면에서도 다른 상위권 팀들과 다를 바 없는 기록이었다.

 월별 롯데의 타격 기록 (괄호 안의 숫자는 팀 순위)

월별 롯데의 타격 기록 (괄호 안의 숫자는 팀 순위) ⓒ STATIZ


하지만 6월들어 타격 기록마저 떨어지고 있다. 홈런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 각종 부상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5월 너무 좋은 성적을 거두던 중심타선의 부진이다.

롯데의 4번타자이자 주장을 맡은 이대호는 5월까지 그 이름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6월들어 슬럼프가 찾아온 듯하다. 5월까지 11개의 홈런과 각종 성적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이대호는 팀 성적과 함께 가라앉기 시작했다. 최준석은 홈런을 기반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준 기록이 있지만 강민호 또한 그렇게 좋은 기록은 아니었다. 번즈는 지난 2일 kt전에서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인해 빠진 상황이다.

5월 말 부상에서 복귀한 전준우와 FA를앞둔 손아섭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거운 상황. 하지만 이 둘은 제외하고 나머지 타자들의 타격 기복도 심각해졌다. 때문에 잦은 타선 변화를 시도한 조원우 감독이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역시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함께 슬럼프극복이 최선일 것이다.

 5월까지 롯데 주요 타자들의 타격 성적 (괄호 안의 숫자는 리그 개인 성적 순위)

5월까지 롯데 주요 타자들의 타격 성적 (괄호 안의 숫자는 리그 개인 성적 순위) ⓒ STATIZ


 6월 롯데 주요 타자들의 타격 성적 (괄호 안의 숫자는 6월 리그 개인 성적 순위)

6월 롯데 주요 타자들의 타격 성적 (괄호 안의 숫자는 6월 리그 개인 성적 순위) ⓒ STATIZ


 롯데와 롯데 팬들이 원하는가장 좋은 그림은 ‘선수와 팬들 모두가 웃는 경기’일 것이다.

롯데와 롯데 팬들이 원하는가장 좋은 그림은 ‘선수와 팬들 모두가 웃는 경기’일 것이다. ⓒ 롯데자이언츠


가을야구 이대로 멀어져 가는가

6월도 반이 지나갔다. 롯데는 올 시즌144경기 중에서 66경기를 치렀다(18일까지 기준). 1위 기아와의 게임차는 13.5게임차. 5위 SK와는 6게임차이며 바로 한단계 위인 넥센과의 게임차도 5게임이 차이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경기 수가 많이 남았지만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6팀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롯데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 타선이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무너진 마운드를 다시 세우기가 어렵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당분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트레이드의 가능성 또한 희박하고, 2군에서도 그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한 투수가 없고, 상무와 경찰청 소속의 이인복, 구승민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9월 전역이기에 롯데는 남은 선수들만으로 경기를 꾸려야 한다.

지난 16일 넥센 전에서 '오더지' 제출 실수로 노경은이 4번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던 해프닝이 있었다. 아마 야구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상황'이었겠지만 벤치에 있었던 선수단과 코칭 스테프들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만큼팀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것을 염려했을 것이다.

이제 시즌 중반이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기에 가을야구를 포기할 시기는 아니다. 팀 상황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 스테프가 마음을 잡는 게 중요하다. 어수선한 시기에는 함께 이정표를 다시 찾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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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 6월 성적 레일리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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