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를 볼 때는 '섹스'에 방점을, 일반적으로는 '논란'에 방점이 찍힐 수 있겠다. 하지만 그 행간에 위치한 사랑과 관계를 들여다보자.
20세기폭스코리아
별다를 게 없는 소소한 일상을 그리는 이 영화,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 먼저 포스터를 보니, 배급사는 '섹스'에 방점을 찍은 것 같다. '신부님... 하고 싶은 게 죄가 되나요?'가 메인 카피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선정성에 최대한 포커스를 맞췄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영화가 가지는 다양한 초점 중 가장 빗나간 초점일 것이다.
'섹스'와 비슷한 관점일 텐데, '논란'에 방점을 찍는 게 이 영화를 보는 극히 일반적인 방법이다. 여기엔 두 층위가 있는데, 장애인의 성 욕구와 섹스 테라피스트의 정체다. 장애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의 기반 위에서 장애인이 가지는 성 욕구는 더욱 생각하기 힘들다. '장애인 따위가 성 욕구를 가지고 있겠어?'와 '장애인이 무슨 성 욕구를 해소해?'가 있겠는데, 여하튼 이미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글의 처음 소개한 장애인 성 도우미 논란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섹스 테라피스트의 정체는 사실 혁명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쓴 60년대에 확립되었다고 한다. 섹스보다 테라피스트 즉 치료와 치유에 방점을 둔 것이다. 단지 그 방법론이 섹스에 있는 것이리라. 이는 본인의 확고하고 당당한 신념이 중요할 듯하다.
나아가 이 영화를 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이자, 이 영화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랑'과 '관계'에 있다. 마크를 아는 사람들이 느끼는 오묘한 감정, 그의 인간적인 면에 끌려 진정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의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떠난 사람도 있고 셰릴처럼 공적인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마크의 진심어린 마음과 역시 인간적인 매력에 끌린 사람도 있으며 모든 걸 떠나 오로지 마크라는 인간에 끌려 오랜 시간 함께 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의 분신과도 같은 친구와 도우미도 있다. 그들은 모두 '장애인' 마크 때문에 관계를 가졌지만, 모두 '마크'와 함께 하는 게 좋아졌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며 수정해야 할 것들
▲이 괜찮은 영화를 보고 우리는 더욱 괜찮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20세기폭스코리아
나는, 아니 우린 이 영화를 보며 '수정'해야 할 게 많다. 무엇보다 꽉 막힌 머리와 무관심한 가슴이다. 장애인도 당연히 성 욕구가 있고 원한다면 그 욕구를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할 수 있지만 안 하거나 못 하는 것과, 할 수 없어 안 하거나 못 하는 건 아예 다른 차원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걸 받아들이고 나서, 그 욕구를 해소하는 방법을 논해야 한다. 그 방법에는 봉사 또는 치료가 있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장애인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니, 이해해야 한다. 그것도 안 되면,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진부하지만 심플한 명답도 함께.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데, 그들은 단지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
섹스를 바라보는 시선과 섹스에 대한 생각의 수정이 가장 중요하고 절실할 수도 있겠다. 비록 전라노출과 사실적인 섹스신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누구보다 추천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청소년들인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섹스란 불경하고 더럽고 몰래 숨어 즐기는 게 아니라, 이처럼 성스럽고 황홀하고 지적인 대상이다. 더욱이 몰래 숨기는커녕 당당하게 밝히고 응원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내적으로는 완벽한 캐릭터를 부여한데 대해 완벽하게 부합한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빛났고, 영화 외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지만 이겨낼 필요가 있는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놓고 풀어낸 점이 빛났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들을 삶의 아름다움으로 묶어낸 점이 가장 밝게 빛났다. 그 어떤 인간도, 그 어떤 순간에도, 모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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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