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의 주연 배우 고소영이 9일 오후 미디어데이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배우 고소영이 10년만에 선택한 작품 <완벽한 아내>는 <화랑>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방영된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의 주연 배우 고소영이 9일 오후 미디어데이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배우 고소영이 10년만에 선택한 작품 <완벽한 아내>는 <화랑>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방영된다. ⓒ KBS미디어


꼭 10년 만이다. 오랜 공백을 깨고 고소영이 다시 연기에 도전한다. 오는 27일 처음 방송되는 <완벽한 아내>를 통해서다. 9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고소영 미디어데이 현장은 취재진으로 인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오랜만에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친 고소영을 향한 세간의 관심을 입증하는 듯했다.

고소영은 여유로워 보였다. 배우로서 살던 지난날을 잠시 접고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에 몰두했던 시간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고소영은 지난 10년간 "부끄러움이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 현장에서 '19금 농담' 같은 것도 한다고. 그러면 스태프들이 좋아한단다. "새침한 이미지여서 그런지 그런 농담을 했을 때 빵빵 터진다. 그럴 때 쾌감이 느껴진다"는 고소영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었다.

그는 자신을 '아줌마'라 말하고 이를 긍정했다. "사실 아줌마 나쁜 말 아니거든요. 아줌마잖아요. 제가 그냥. 아줌마처럼 보이느니 아니니 그런 이야기도 많이 하시는데 올해 46살이고 아줌마 맞잖아요?" 그는 한 시간 동안 취재진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을 했다. 대답 속에서 엄마로서의 기쁨 혹은 고충, 카메라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의 답변을 최대한 살려 정리했다.

TV에 많이 나왔으면

- 10년 만의 복귀다. 왜 <완벽한 아내>를 선택했나?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정말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다.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첫째 아이도 많이 크고 둘째는 여자아이라 성장이 빠른 편이다.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다시 내 일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랜만의 복귀라 조금 친근한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완벽한 아내>는 결혼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상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 남편의 사랑을 못 받는 인물을 연기한다.
"'드센 아줌마'라는 표현이 있다. 저는 좀 좋게 '걸크러시'라고 부르고 싶다. 보이시하고 '걸크러시'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보면서 여자가 보기에도 멋있다고 생각했다. 드세다기보다 모든 걸 혼자 해내고 씩씩하고 자립적인 여성. 그런 면에서는 '심재복'(고소영이 <완벽한 아내>에서 맡은 역할)이 나랑 비슷하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편이고 남에게 의지하는 성격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좀 안타깝다. 여자가 뭘 하면 드세다거나, 센 아줌마라고 말을 한다."

 고소영·윤상현 주연의 KBS 2TV <완벽한 아내> 스틸 사진.

고소영·윤상현 주연의 KBS 2TV <완벽한 아내> 스틸 사진. 배우 윤상현이 <완벽한 아내>에서 고소영의 남편 역할을 연기한다. ⓒ KBS


- <완벽한 아내> 흥행은 어떨까?
"당연히 걱정된다. 너무 두렵고 무섭지만, 장르가 (타 방송사 드라마와) 완전 다르기 때문에. 어둡고 불편한 시국에 좀 더 유쾌하고 리얼리티 있고 현실적인 드라마를 보시려면 우리 드라마를 선택할 것 같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많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열심히 잘 촬영하고 있다."

- 10년 만에 돌아온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들이 있다.
"우려가 된다. 10년 동안 쉬었고 요즘 나오는 배우들은 젊은 친구들도 거의 못하는 친구들이 없더라.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고 준비된 배우들이 많은 것 같아서 부담되고 우려도 된다. 하지만 이를 계속 생각하면 작품을 못할 것 같았다. 물론 드라마와 똑같은 결혼 생활은 아니지만, 조금씩은 공감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결혼한 지 7년이 지났는데 서로 주도권 싸움 같은 것도 해봤고 남들 하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대중들은 '너희는 되게 다를 거야' 생각하는데 글쎄. 엄마들도 많이 만나는데 거의 고민이 비슷하다."

- 오랜만에 드라마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예전부터 '고소영'이라는 이름이 강했던 것 같다. 부족한 점이 있어 그럴 수도 있지만 가진 캐릭터가 강해서 (그런 것 같다.) 나에 대한 바람이나 기대가 높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부응하지 못했다는 건 내 불찰이고. 그동안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 않았고 잠깐 보여주는 모습은 화려해 보인다. 오랜만에 집에서 나올 때는 (입고 있던) 그대로 나오진 않는다. 미용실도 가고 예쁜 옷도 협찬을 받아 입고 나오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 같다

왜 TV에 나오는 분 중에 '저 사람 싫다' 그런 사람 있지 않나.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TV에 계속 나오면서 호감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 많이 보이면 친하고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그동안 해왔던 작품 속 배역이 멋있고 커리어우먼에 섹시하고 그랬다. 그런 작품도 좋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보다 대중들에게 원래 내 성격이 묻어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드라마가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바라는 건 아니고 계단을 올라가는 식으로 진정성을 많이 어필하고 싶다.

육아 예능 나가고 싶지만

- 결혼 전과 후에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
"훨씬 감정이 많아졌다고 할까. 이전에는 더욱 씩씩했는데 지금은 눈물이 난다든지 삶의 경험이 더 풍부해져서 그런가? 부모가 됐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자식에 대한 애틋함이나 그런 감정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경험이 더 많은 것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

- 남편인 장동건은 집에서 어떤 사람인가?
"신랑에 대한 오해도 있었던 것 같다. 첫 아이를 낳고 너무 힘들었다. 지식이 없어서 키우기가 만만치 않더라. 아기는 원하는 시간에 잠도 안 자고 말도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괜히 이상하게 내가 힘들면 남편이 미워지더라. 남편 때문에 이렇게 됐다 싶기도 했고. 남자들은 일을 시켜야 하고 알려줘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착하고 성품이 좋다. 화를 내는 스타일도 아니다. 분명 부부간에 어려운 건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갑이기 때문에 '야' '너' 이렇게 하면 막장으로 갈 것 같아서 서로 존중하고 존칭할 건 한다. 그리고 서로 아주 싫어하는 부분은 건드리지 않는다."

- 남편이 응원을 해주나?
"신랑은 (웃음) 선뜻 하라 하지 마라 말을 못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네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하고 싶으면 하라고 서포트를 해주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과 달리 신랑이 영화 촬영을 끝내고 집에서 몸을 열심히 만들면서 육아를 도와주니 마음이 편하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동안 수고했고 마음 편히 나가서 네 일 하라고. 그런 면에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또 대본을 보면서 상대 역할을 두고 신랑이 "내가 해줄까?"라고 제안했다. "지질한 역할인데 하겠어?"라고 말했는데 잘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신랑이랑은 민망해서 같이 못 하겠다. (웃음)"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의 주연 배우 고소영이 9일 오후 미디어데이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배우 고소영이 10년만에 선택한 작품 <완벽한 아내>는 <화랑>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방영된다.

예능을 좋아하는 고소영. 그가 특히 좋아하는 예능은 JTBC <아는형님>과 백종원의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 KBS미디어


- 아이들이랑 생활은 어떤가?
"큰 아이는 내가 뭘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둘째는 잘 모른다.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가 아는 게 좋다고 해서 현장에 많이 데리고 가는데 어느 날 막 울고 난리가 난 거다. 엄마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다고. 자기가 입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너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큰 아이는 쑥스러워 하면서도 내심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엄마 나오는 거 보여달라고 하고. 사춘기라 그런지 (웃음) 쑥스러워하면서도 표현하는데 그게 기분 나쁜 것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딸(둘째)은 촬영장에 같이 나가면 너무 추워 귀도 코도 없어진다고 했더니 집에 오면 내 귀를 만져준다. 그런 걸 보면 힘이 되고 든든하다."

- 향후 출연을 희망하는 예능이 있나?
"사실 예능을 너무 좋아한다. 드라마보다 예능을 더 많이 본다. 요리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해서 하고 싶다. 맛집 이런 데 관심 많고. 처음에 결혼해서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데 신랑이 너무 이상하다는 거다. 이 밤에 왜 남이 먹는 걸 보고 있냐고. 지금은 본인이 더 많이 본다. (웃음) 예능에 관심이 많은데 요즘 장기를 가진 친구들이 너무 많다. 내가 나가서 보여드릴 게 있을까. 이런 우려 때문에 못 나가는데 리얼리티를 살린 예능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 나중에라도 어떻게 사는지 보여줄 생각이 있나?
"사실 그런 이야기를 신랑이랑 한 적이 있다. 아들은 굉장히 성격이 수줍다. 내성적이고. 딸은 매일 연기를 한다. 백설 공주를 하다가 사과를 한 입 먹고 쓰러져서 죽은 척을 하고 뽀뽀해주면 다시 일어난다. 이런 상황극을 즐긴다. 또 애교가 많아서 너무 아깝다. 혼자 보기 아깝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애가 너무 공주병이 될 것 같더라. 생각은 많이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는 건 아니니까."

- 어떤 아내가 완벽한 아내라고 생각하나?
"나는 그래도 내 나름대로 그동안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관적인 생각이었다. 신랑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내 모습이 부담스러웠다더라.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엄마가 다 해야 한다는. 메뉴도 내가 다 짜야 하고 빨래도. 지금은 아주 편해졌다. 완벽한 아내라는 건 세상에 없고 자기만족인 것 같다. 배우자와 서로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일정도) 잘 조율해서 이제 10년 동안 없어진다든지 그렇게는 안 할 것 같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좋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 같다."

고소영 완벽한아내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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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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