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선 <더킹>과 <공조>의 쌍끌이 흥행이 화제다. 작년 <검사외전>의 독주 체제를 두 편이 나눠 가진 형국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너의 이름은>이 장기 흥행 체제에 돌입했고, 디즈니의 <모이나>도 호평 속에 상영 중이다. 예술영화 박스오피스는 로맨틱 코미디 <매기스 플랜>과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극장이 전부가 아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연휴 내내 '설 특선 영화'가 등장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바깥나들이가 고단한 관객들을 위해 각 방송사가 내놓은 영화 편성표가 꽤나 풍성하다. 불과 지난해 11월 개봉한 최신작 <스플릿>부터 <검사외전>을 비롯한 '강동원 시리즈'들이 대기 중이고, 사회파 영화들만 엄선한 방송사도 있다. 더군다나 지상파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브라운관 점령한 '대세' 강동원

 영화 <검사외전>과 <검은 사제들> 포스터.

영화 <검사외전>과 <검은 사제들> 포스터. ⓒ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대세는 대세다. 작년 설 연휴 <검사외전>으로 970만 관객을 모았던 강동원. 올해 설 연휴 안방극장의 주연이라 할 만하다. 2016년 가을과 겨울 개봉한 <마스터>와 <가려진 시간>을 제외한, 강동원의 출연작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편성됐다.

<검사외전>은 설날 당일인 28일 오후 8시 40분 SBS에서 방영된다.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 tvN은 <검은사제들>을 편성했다. 강동원의 팬들이라면, 그의 액션코미디와 종교호러 영화를 연이어 '정주행' 하는 호사를 누리시길. 이밖에도 케이블로 눈을 돌리면, 27일 금요일 오후 10시 20분에 수퍼액션이 <의형제>를, 28일 오전 6시 10분에 채널CGV가 <전우치>를 편성했다. 

빠르다, 'TV최초' 영화들

 영화 <스플릿>과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포스터.

영화 <스플릿>과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포스터. ⓒ 오퍼스픽쳐스, NEW


배우 유지태가 '볼링'하는, 그것도 '도박볼링판'에서 활약하는 영화 <스플릿>이 극장 개봉한 것이 지난해 11월. JTBC가 이 작품을 28일 오후 8시 30분에 발 빠르게 편성했다. 평일 <뉴스룸>이 전파를 타던 그 시간이다.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등이 함께 출연한다.

김명민의 <특별수사> 역시 지난해 6월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올 겨울 450만 관객을 동원한 <판도라>에서 대통령으로 등장했던 김명민은 법정수사극인 <특별수사>에서는 '한때는 모범 경찰, 지금은 잘 나가는 브로커' 필재를 연기했다. 28일 오후 10시 40분 KBS2에서 방영된다.

작년 설 개봉했던 <좋아해줘>도 유료 케이블을 제외하고 'TV 최초'란 수식이 붙을 수 있는 작품이다. 페이스북으로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커플들을 그린 이 로맨틱코미디로 유아인‧이미연‧최지우‧김주혁‧강하늘‧이솜 등이 출연한다. 27일 오후 10시 50분 tvN에서 방영된다.

명절 연휴, 주로 외화들을 편성하는 KBS1도 지난해 6월 개봉해 56만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을 편성했다. <비긴 어게인>의 존 카니 감독이 다시 한 번 음악영화에 도전한 1980년대 배경의 <싱 스트리트>는 29일 오후 11시 40분에 방영된다.

명절엔 역시 대작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포스터.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아무래도 가족과 둘러 앉아 TV를 시청하는 명절엔 영화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법. 이미 극장에서 감상한 대작들을 가족들과 수다를 떨며 재관람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저녁 시간에 편성된 영화들이 대개 이런 할리우드/한국 대작 영화들인 이유다.

먼저 KBS2는 27일 오후 11시 10분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방영된다. 맞다. 이병헌이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출연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EBS는 같은 날 오후 11시 35분엔 고수, 신하균 주연의 전쟁영화 <고지전>을 편성했다. EBS는 다음날 같은 시간 대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을 방영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원한다면, 영화전문 케이블인 OCN과 채널CGV 등으로 채널을 돌리시길. OCN은 27일 오후 1시 <트랜스포머> 3, 4편 연속 방영을 시작으로 <쿵푸팬더> 1, 2편(27일 오후 7시 30분), 워쇼스키 자매가 연출한 <주피터 어센딩>(28일 오후 10시), <아이언맨3>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연속방송(29일 오후 4시부터) 등을 편성했다. 채널CGV에서는 2017년 여름 개봉 예정인 시리즈 2편을 위한 복습을 위해 29일 오후 7시 30분 방영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놓치지 마시길.

이어 연휴의 마지막인 30일, KBS2는 오후 7시 30분에 시리즈 최신작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방영한다. SBS는 연휴 마지막을 <도깨비>의 배우 공유가 처절한 액션을 선보이는 <용의자>를 오전 12시 25분에 편성했다.

사회파 영화들 편성한 tbs

 영화 <또 하나의 약속>과 <두 개의 문> 포스터.

영화 <또 하나의 약속>과 <두 개의 문> 포스터. ⓒ 에이트볼픽쳐스, 시네마달


최근 시의적절한 편성으로 주목을 받았던 '시민의 방송' tbs의 설특집 'tbs 특별상영관'은 꽤나 눈에 띈다. 이름하야 '우리사회 문제작 시리즈'다. 먼저 26일 오후 9시 30분에는 첫 번째 세월호 다큐인 <다이빙벨>이 전파를 탔다.

27일 오후 8시 30분에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싸움을 그린 실화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28일 같은 시간대에는 박정희 정권의 검열로 20년간 상영금지를 당했던 <잘 돼갑니다>가 방영된다.

또 29일 오후 8시 30분에는 2009년 용산참사 당일과 재판 과정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방송된다. 네 작품 모두 이미 tbs가 최근 IPTV와 유투브, 페이스북 라이브 등 방영했던 작품들이지만, 명절 연휴 TV에서 쉬이 찾아 볼 수 없는 '사회파' 영화라는데서 의의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설특선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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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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