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너의 이름은>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작 <언어의 정원>을 미리 챙겨본다면, <너의 이름은>을 조금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너의 이름은>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작 <언어의 정원>을 미리 챙겨본다면, <너의 이름은>을 조금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 (주)팝엔터테인먼트


오는 4일 개봉을 앞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감독이 2013년에 선보였던 중편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이다. 일본 개봉 당시 1억5000만 엔의 극장수입을 거뒀으며, 국내엔 2013년 8월에 개봉하여 6만6097명의 관객을 동원했었으며, 2016년에 <초속5센티미터>와 함께 재개봉되기도 했었다. 영화 개봉 이후에 주인공들의 과거 등이 추가로 다뤄진 소설이 나오기도 했다.

아버진 돌아가시고, 엄마는 나이 어린 남자친구와 살림을 차렸다. 형 또한 독립하여, 혼자가 된 '타카오'(이리노 미유)는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이다.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 오전이면 학교 수업을 빼먹고 도심의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간다.

6월 어느 날, 타카오는 그곳에서 혼자 벤치에 앉아 초콜릿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20대 중반의 유키노(하나자와 카나)라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된다.

서로를 공유하던 그들은 나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정원에서 계속 만남을 이어가다. 그리고 비록 이름도 나이도 알지 못하지만 걷는 법을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다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한다.

"빗속에서 이루어지는 성장과 치유의 사랑"

 신카이 마코토는 비와 햇살의 조화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만들어낸다.

신카이 마코토는 비와 햇살의 조화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만들어낸다. ⓒ (주)팝엔터테인먼트


성장이 필요한 어른아이 '타카오', 치유가 필요한 애어른 '유키노'.

비 오는 날 아침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만나 자신들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차가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도심 정원에서 성장과 치유를 통해 홀로서기를 연습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카오가 걷는 법을 잊어버린 유키노에게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함으로서 타카오는 성장을 유키노는 치유를 얻는다.

영화는 그렇게 성장과 치유 통한 두 사람의 수채화 같은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언어의 정원>의 화면은 약 80%가 비의 장면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비는 3번째 캐릭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비중 있는 존재이다. 비는 두 사람의 아픔을 상징하는 동시에 두 사람을 이어주는 존재이다. 특히 영화 속 영상미의 주체이기도 한데, 영화는 마치 빗속의 풍경화로 가득 찬 46분짜리 미술관 같다.

여기에 하타 모토히로가 부른 아름다운 선율의 주제곡 'Rain'은 빗속의 영상미와 어우러져 신카이 마코토의 영상 문학을 완성해 준다.

<언어의 정원>과 <너의 이름은>의 교집합

 <너의 이름은>에도 등장하는 유키노.

<너의 이름은>에도 등장하는 유키노. ⓒ (주)팝엔터테인먼트


앞서 <언어의 정원>을 <너의 이름은>과 함께 보면 좋은 작품이라고 했는데, 이는 두 작품이 연관성과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언어의 정원>에 여주인공 유키노 선생이 <너의 이름은> 속에 여주인공 미츠하의 고등학교의 교사로 출연한다. 물론 시간과 공간적으로 맞지는 않다. 그녀는 고전을 가르치며 <너의 이름은> 속에 중요한 단서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너의 이름은> 속 주인공 타키가 아르바이트하는 이탈리아 음식점 이름이 이 'Il giardino delle parole'인데 뜻이 바로 '언어의 정원'이다.

연관성 말고도 공통점이 있는데, 두 작품 모두 '만연집'을 인용하고 있으며, 남자 주인공 모두 그림을 잘 그리는 고등학생으로 모두 연상녀를 사랑한다. 그리고 두 영화 속 남녀주인공들은 세상과 단절된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서로를 공유하고 있다.

감독 신카이 마코토에 따르면, 이 영화 속에 비는 사랑의 힘을 나타낸다고 한다. 어느 것도 통제하거나 멈출 수 없는 존재로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언어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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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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