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의 대장정이 8일 시상식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MVP는 우승팀 주장이자 기복 없이 안정적인 수비와 빌드업 능력을 보여줬던 오스마르(39표)를 불과 7표차로 제치고 광주FC를 K리그 클래식에 잔류시킨 득점왕 정조국(46표)이 선정되었다. 정조국은 올시즌 20골을 몰아 넣으며 K리그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광주는 정조국의 활약 속에 비교적 열악한 재정 상황 속에서도 쉽게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득점은 공격수의 가치를 드러내는 가장 단순한 수치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공격수의 능력과 존재감을 득점수라는 데이터 하나로만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석주 전 전남 감독은 2014 K리그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10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는데 그 이유는 중요한 승부에서의 한 방과 함께 그 선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수비가 분산되어 다른 동료 공격수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득점루트가 다양해지기 때문에서였다. 그렇다면 팀에 도움이 됐던 공격수들은 누구였을까?

승부사 박주영, 혼자서만 승점 18점 벌어...우 승까지 안겨준 진짜 승부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 FC서울 대 산둥 루넝 경기. FC서울의 박주영의 오른쪽 측면에서 두번째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 FC서울 대 산둥 루넝 경기. FC서울의 박주영의 오른쪽 측면에서 두번째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장 먼저 살펴볼 데이터는 가장 많이 직접적으로 승점을 벌어온 선수이다. 이 선수들은 동점 상황에서 결승골을 기록하여 승점3점을 벌어오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기록하여 승점1점을 팀에 안겨준 진정한 승부사라고 할 수 있겠다.

2016 시즌 동안 가장 많은 승점을 팀에 안겨준 선수는 역시나 승부사로 잘 알려진 FC서울의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시즌 내내 전북에게 참패를 당했었던 FC서울이 마지막 라운드인 전북전 원정 경기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한 방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게 만든 결승골을 포함해 총 6번의 결승골(승점 18점)을 기록하며 "형, 승부사야" 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기록으로 증명하였다.

포항의 양동현 역시 박주영과 나란히 결승골만 6골을 기록하며 승점 18점을 포항에게 안겨주었으나, 전통 명가 포항에게 걸맞지 않은 9위라는 팀 성적표가 아쉬움을 남겼다. 이 외에도 FC서울의 아드리아노(17점), 광주 정조국(17점), 전북 로페즈(15점)이 이 부문에서 뒤를 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여름 이적시장 이후에 팀에 합류하였던 수원 조나탄이 승점 12점, 전남 자일이 10점을 팀에 벌어다 주었는데 이 선수들이 올 시즌 초부터 소속팀에서 뛰었더라면 순위표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스나이퍼 임상협, 그러나 슈팅성공률 수치에선 독보적 존재

그렇다면 슈팅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누구였을까? 이 데이터는 감독 입장에서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득점이 많다고 하더라도 슈팅성공률이 낮다면 같은 팀의 동료 공격수가 득점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득점랭킹 상위 20명 중 슈팅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상주 임상협(현 부산)이다. 임상협은 슈팅성공률 32%로 2위인 제주 안현범의 25%와 큰 격차를 두고 1위에 랭크되었다. 임상협은 유효슈팅률 역시 76%로 대부분의 공격수들이 50~60%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정확성을 보여주었다.

사실 임상협은 이 부문에서 몇 년째 최상위층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특히 역습 장면에서 일대일 상황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윤성효 감독 시절 역습을 팀컬러로 가졌었던 부산이 임상협 입대 이후에 강등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임상협은 소속팀으로 돌아갔지만 많은 클래식 팀에서 노릴 만한 챌린지 선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임상협과 안현범을 제외한 슈팅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역시나 득점왕인 정조국(22%), 아드리아노(22%), 티아고(20%) 순이었다. 특히 이 순서는 득점랭킹 1위부터 3위 순서와도 같았으며, 득점 수와 슈팅성공률은 대체로 비례하였다.

하지만 K리그 최고 승부사임을 데이터로 증명한 박주영의 경우에는 득점은 10골로 적지만 슈팅성공률은 20%로 득점랭킹 최상위 선수들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며, 정확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대로 같은 팀의 데얀이나 제주의 마르셀로는 득점이 각각 13골, 11골로 많았으나 유효슈팅률은 12%, 10%로 낮아 득점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또한 인천의 케빈은 9골로 팀내 득점 1위였지만 슈팅성공률은 7%에 그치며 슈팅을 난사했음을 알 수 있었다.

10골 이상 득점한 해결사 공격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팀...역시 서울, 전북

팀 단위로 보았을 때 10골 이상 기록한 공격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은 역시나 2016 K리그의 쌍두마차였던 서울과 전북이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17골), 데얀(13골), 박주영(10골)이 그 명성에 걸맞는 득점력을 보여주었으며, 전북 역시 로페즈(13골), 이동국(12골), 레오나르도(12골)가 닥공을 보여주었다.

전북과 제주는 나란히 팀득점 71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였는데, 전북이 위 세 선수가 37골을 합작하며 팀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던 것에 비해 제주는 마르셀로, 김호남, 안현범, 송진형 등 팀 전체적으로 고른 득점을 한 것이 돋보였다. 서울은 아데박 트리오가 40득점을 하였지만 팀득점은 67점으로 아데박 외에 윤일록 정도가 득점에 보탬이 되는 정도에 그쳐 3명의 해결사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틸리케에게 부름받은 국가대표 공격수, K리그에서는 안 보여

한편, 슈틸리케 감독에서 자주 선발이 되었었던 황의조(성남), 이정협(울산), 김신욱(전북)은 공격과 관련된 어떤 기록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른 한국인 공격수들이 득점, 어시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데도 다른 선수들이 자주 선발된 양상은 왜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팬으로부터 비판받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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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공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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