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의 새 사령탑을 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첼시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EPA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첼시 역시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순항 중이다. 콘테의 첼시는 8승 1무 2패로 리버풀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첼시의 상승세는 최근 '스리백'을 구사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단행한 시점과 일치한다. 스리백은 이탈리아 무대 시절부터 즐겨 구사했던 전술이다. 지난 시즌부터 수비진의 노쇠화로 고민하던 첼시는 아스필리쿠에타-다비드 루이스-개리 케이힐의 스리백으로 수비라인을 재편했다.
빌드업의 핵심이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과감히 제외하고 수비력이 더 좋은 은골로 캉테-네마냐 마티치의 더블 볼란치를 세우고 좌우 측면 수비에 활동량과 오버래핑이 좋은 빅터 모제스와 마르코스 알론소를 배치하며 팀 전체의 유기적인 압박과 활동량을 끌어올렸다.
이로 인하여 기동력이 부족한 중앙수비진에서 실수가 나와도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를 통하여 단번에 실점위기를 내주던 장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에당 아자르-디에고 코스타-페드로의 스리톱도 장기인 역습과 공간침투를 통한 공격적인 플레이에 좀 더 에너지를 더 쏟을 수 있게 되면서 함께 부활했다.
첼시는 시즌 초반 리그 5라운드 리버풀전(1-2 패), 6라운드 아스날전(0-3 패)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주춤했으나 최근 5연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이 기간 첼시는 무려 16골을 터뜨리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 기간에는 전임 주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맨유를 스탬포드 브릿지로 불러들여 4-0으로 대파한 경기도 포함되어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EPL 판도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던 호셉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선두를 내주고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초반 각종 대회에서 10연승 행진을 질주하던 맨시티는 9월 29일 셀틱(UCL 조별리그)전 무승부(3-3)를 시작으로 6경기 무승행진을 포함하여 9경기에서 2승 3무 4패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1.5군으로 나선 EFL컵에서 맨유에 패하여 탈락했고, 지난 6일 미들즈브러와의 리그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리그에서는 3위(7승 3무 1패)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과르디올라의 친정팀이자 유럽 최강으로 꼽히던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3-1로 설욕한 경기도 있었다. 다른 빅리그에시 비하여 스케줄이 더 빡빡하고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어있는 EPL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직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모습이다.
EPL의 터줏대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은 올해도 귀신같은 '4위 본능'을 뽐내고 있다. 7승 3무 1패로 승점 24점을 기록 중인 아스널은 선두 첼시와는 6점차다. 경쟁팀들의 전력이 유독 상향평준화되었다는 평가속에서도 기복없이 상위권을 고수하는 꾸준함은 아스널의 전매특허다. 첫 경기 리버풀전 패배 이후 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패 포함 공식 대회 14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알렉시스 산체스의 원톱 변신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나초 몬레알, 산티 카솔라, 시오 월콧, 대니 웰벡, 올리비에 지루 등 개막 이후 벌써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리며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는 것도 변함없는 아스널의 연례행사다. 강팀들과의 대결이나 선수들의 로테이션 운용 능력에서 벵거 감독이 올해는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주제 모리뉴 감독의 맨유는 5승 3무 3패로 6위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유로파리그에서도 A조 3위에 머물며 부진하다. 리버풀-첼시-맨시티 등 리그 우승권으로 꼽히는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줄줄이 졸전을 펼친 것도 불안하다. 기둥인 웨인 루니는 지난해에 이어 노쇠화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몸값을 기록하며 영입한 포그바와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지난 스완지시티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셜 원' 모리뉴 감독의 선수장악과 전술적 대처능력 역시 아직까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유럽 축구 시즌은 이제 약 1/3 정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기나긴 장기레이스에서 흐름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프로축구가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든 가운데,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 전례없는 EPL 상위권의 집단경쟁체제에서 어느 명장이 팀을 최후의 승자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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