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중인 이바노비취(역 권성덕). 연극 <플라토노프>의 한 장면. <플라토노프>는 한 편의 종합 예술이다.
극단 체
연출을 맡은 강태식은 인간 내면에 중점을 두면서도 분석할 수 없는 사랑을 낭만주의적 감성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과 가장 추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체호프의 작품을 통해 누구나 가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강태식 연출은 고전을 현대 무대에 옮겨놓을 때, 환경에 변화를 준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의상, 소품, 무대는 현대적 변형을 거쳐 새롭게 창조되었으며 그런 공간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 또한 자연스러운 옷을 입은 듯 결말을 향해 녹아들었다.
특히 관능적인 미모와 목소리로 남성들의 시선을 끌었던 안나, 사랑의 고뇌와 갈등을 잘 표현해준 플라토노트와 쏘피야, 그리고 헌신적인 싸샤, 내면의 열등감을 잘 드러내준 니꼴라이(역 박정학), 중후한 톤으로 무대를 장악한 뻬뜨린(역 김응수), 시니컬한 그라골예프(역 최승일), 아직도 극장이 울리도록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퇴역 대령을 연기한 이바노비취 역의 권성덕, 깜찍하면서도 당찬 연기로 데뷔 무대를 장식한 뾰뜨르(역 김현주) 등 중견에서 원로까지 안정감 있는 호연에, 집시들의 매력적인 댄스와 변검의 마술 무대 밖 공간 활용까지 두루 볼거리가 풍성한 한 편의 초호화판 종합예술을 볼 수 있었다.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강 연출은 다음 작품으로 <세 자매>를 기획하고 있다 한다. 작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운명이자 숙명, 그리고 소명"이라는 우직하지만 섬세한 강 연출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 그리고 연출가 강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