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꿈의 무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빙상계는 날이 갈수록 분주해지고 있다. 2015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스피드스케이팅계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본다.

이상화, 홈에서 올림픽 제패 위해 시동 걸다

 이상화의 국내 월드컵 대회의 기자회견에서 모습

이상화의 국내 월드컵 대회의 기자회견에서 모습 ⓒ 박영진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여전히 정상권을 지켜왔다. 지난 시즌 월드컵 1차부터 4차 대회 1차 레이스까지 4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멈출 줄 모르는 기량을 과시했던 그녀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저하로 인해 페이스가 떨어졌다. 결국 이상화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일찍 시즌을 마감하고 여름 내내 캐나다 전지훈련을 통해 재정비에 나섰다. 

그리고 11월 올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 결정이 약이었음을 입증했다. 1차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 1개씩 따냈던 이상화는 3차 대회 1·2차 레이스와 4차 대회 1차 레이스를 석권하며 3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비록 이튿날 2차 레이스에선 4위를 기록하며 금메달 행진이 다시 끊겼지만, 올 시즌에도 정상권 기량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4차 대회를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 그녀는 무릎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국내대회와 함께 월드컵 5차 대회 및 스프린트선수권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에서 500m 2연패와 올림픽신기록을 기록하며 선수로서 모든 목표를 이뤘다. 2년 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상화는 자국에서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올 한해도 쉼 없이 달렸다.

희망가 부른 매스스타트와 새로운 신예

 이승훈의 국내 월드컵 대회 경기 모습

이승훈의 국내 월드컵 대회 경기 모습 ⓒ 박영진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그리고 개인전과 단체전 등 다양한 경기로 구성돼 있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국이 지난 시즌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본 종목이 있다. 바로 매스스타트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과 같이 여러 명의 선수가 같은 선에서 출발해 남녀 모두 400m 트랙을 16바퀴를 도는 경기다. 4바퀴를 돌 때마다 들어오는 순서에 따라 중간 점수(5·3·1점)를 주고, 최종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에 따라 최종 점수(60·40·20점)를 부여해 합산 점수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올해 이 종목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값진 성과를 거뒀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선 김보름(대구 일반)이 우승을 차지했고, 3차 대회에선 박도영(동두청시청)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이지만 쇼트트랙의 코너워크 기술과 막판 스퍼트로 추월하는 능력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 선수들에겐 또 하나의 전략 종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빙속계는 무엇보다 모태범·이상화·이승훈의 뒤를 이을 '빙속 3총사' 발굴이 눈에 띈다. 여자 단거리 종목에선 김민선(서문여고)이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서 7위에 오르며 '톱10' 안에 진입했다. 김민선은 최근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에서도 여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줬다.

남자부에선 김태윤(한국체대)이 모태범의 뒤를 잇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1000m에서 7위에 오르며 역시 톱10 진출에 성공했다. 김태윤 역시 전국남녀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에서 남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모태범·이상화·이승훈이 금메달 행진을 벌이며 단숨에 빙속 강국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다른 국내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보여준 기량은 정상권과 조금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고등부와 대학부 선수들의 활약과 더불어, 새로운 종목에서도 가능성을 보이면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부상 속출과 규정 위반 등 사건도 잇달아

올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은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월드컵 3차 국제대회를 앞두고 여자 대표팀의 장미(한국체대), 박승희(화성시청), 김보름 등이 모두 부상을 당해 대회를 포기했다. 박승희는 지난주 국내 대회를 통해 복귀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을 되찾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 시즌엔 유독 선수들의 규정 위반 소식이 많았다. 우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이상화가 500m 2차 레이스를 하던 도중 팔에 차고 있던 암밴드를 빙판에 내던져 규정 위반으로 실격됐다. 당시 이상화는 경기하면서 암밴드가 예상치 못하게 흘러내려 자세에 방해됐고 결국 도중에 밴드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실격됐지만 그녀는 추천 선발로 월드컵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한편 이 대회에선 국내 대회 최초로 매스스타트 종목을 정식으로 치를 예정이었지만, 국제빙상연맹의 규정에 맞게 보호장비를 갖춘 선수들의 숫자가 최소 인원인 8명이 되지 않아 결국 경기가 무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승훈은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경기 직전 자신의 유니폼 상의 지퍼 부분이 훼손돼 결국 레이스를 포기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상을 방지하고 꾸준히 레이스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그런데 규정 위반 등으로 어이없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소중한 실전 경험의 기회를 날리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망신까지 살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내년 2월 태릉에서 2016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를 개최한다. 큰 대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운영 부분에 차질이 없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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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평창올림픽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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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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