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의 위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조사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정몽준의 위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조사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임시집행위원회를 통해, 내년 2월 26일로 예정된 회장 선거를 연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정변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종 발표했다.

또한,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은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요청한 FIFA 윤리위원회의 6년 자격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선거 연기를 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자격정지 징계를 취하하고, 선거에 출마하려던 정 회장의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정 회장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FIFA에 대한 질타를 쏟아내는 한편, FIFA의 개혁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준, "FIFA가 부당한 제재 가했다" 주장

정 회장은 "FIFA가 지난 8일 부당한 제재를 가한 이후 후속 사법대응 절차에 필수적인 판결문을 2주일이 되도록 보내지 않아 끝까지 입후보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결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기술적인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스위스 지방법원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취리히의 판사와 검사들이 FIFA로부터 월드컵 결승전 축구 표를 받아왔다는 스캔들"을 언급하며 "FIFA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점을 고려, 신중한 판단을 해야 했다"며 스위스 지방법원의 비리연루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스위스 지방법원이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문이 없는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FIFA는 이를 언론에 알리면서 마치 지방법원이 FIFA의 부당한 행위를 정항화해준 것처럼 왜곡 선전하고 있다"며 FIFA의 처신을 비판했다.

사실상 FIFA 회장선거 출마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정 회장은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FIFA의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라며 변함없는 개혁 의지를 내비치며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제재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하여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재소할 계획"을 밝히며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둘러싼 FIFA를 향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유착설이 퍼지고 있는 유력 차기 후보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UEFA 회원국들로부터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지지 보류를 선언했고 네덜란드 등 일부 축구협회는 일단 지지표명을 하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FIFA가 위기를 맞고 있다. 스스로 불러온 비리혐의로 제프 블라터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직을 내려놓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꼼수'는 계속되고 있다. 악순환이 계속되며 일각에서는 월드컵 보이콧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FIFA가 유럽과 비유럽으로 쪼개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도 난무한다. 과연 FIFA가 차기 회장 선거를 통해 다시 한 번 믿음직한 축구행정기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래는 정몽준의 성명서 전문이다.

위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조사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위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 조사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FIFA의 변화를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8일 저에 대한 부당한 제재를 가한 이후 후속 사법대응 절차에 필수적인 판결문(reasoned decision)을 2주일이 되도록 보내지 않아 끝까지 저의 입후보를 방해하고 있다.

FIFA는 스위스 지방법원이 저의 제재 효력 일시 중단 가처분 신청에 대해 판결문이 없는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기각 결정을 내리자 이를 언론에 알리면서 마치 지방법원이 FIFA의 부당한 행위를 정당화해준 것처럼 왜곡 선전하고 있다.

FIFA 회장 선거 절차의 시급성을 고려해 일단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가처분 신청을 스위스 법원이 기술적인 이유로 기각한 것은 FIFA의 부패상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다.

최근 취리히의 판사와 검사들이 FIFA로부터 1990년~2006년 월드컵 결승전의 축구표를 제공받아왔다는 스캔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FIFA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점을 고려해보면 스위스 법원은 보다 신중한 판단을 했어야 했다.

FIFA의 방해로 오는 26일 회장 선거 등록 마감일까지 저의 후보 등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FIFA 제재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하여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계획이다.

FIFA의 차기 회장 선거는 블래터 회장 측근들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개입으로 벌써 의미가 크게 훼손됐다. FIFA 규정상 회장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려면 1차 투표에서 3분의 2를 얻거나 2차 투표 이후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 언론에서는 블래터 회장이 내년 2월26일 총회에서 차기 회장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계속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고 보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서 우려된다.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FIFA의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 FIFA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최후의 승리를 얻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2015. 10. 21.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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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FIFA 회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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